[보석 이야기] 알렉산드라이트와 미스틱 토파즈
사실 우리가 그녀를 먼저 알아 봐 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녀는 자신이 누구라는 걸 우리에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샌드라 멜론은 겨울이면 따듯한 팜 데저트에서 지낸다고 한다.여행할 때 자가용 제트기를 이용하지만 가끔 시간이 안 맞아 일반 여객기를 이용할 때면 부담없이 낄 수 있는 칵테일 링을 선호해 우리 숍을 찾곤 했다. 전통적인 미국의 부잣집 며느리라 고급 브랜드로 한껏 치장하고 멋부리고 다닐 것 같지만 내가 본 그녀는 점잖고 소박하기 그지 없었다. 손녀가 만들어준 손가방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는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머니였다.
코리아타운에 매장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60대지만 마치 40대 후반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들어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잡을 곳없이 완벽 그 자체였다. 균형잡힌 몸매, 백옥같은 피부, 세련된 헤어컷 그리고 몇 년은 기다려야 하나 살 수 있는 최고가의 가방, 보석, 시계 등 부유한 사람을 많이 봐온 나지만 감히 똑바로 쳐다 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녀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웠다. 그리고 그녀는 우리 매장을 여러 번 다녀 가면서 한번도 흐트러짐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나는 정말 궁금했다. 이런 외모를 매일같이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할까? 그리고 그녀의 남편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까? 나중에 들은 얘기로 그녀는 착하고 친절한 남편과 자식을 기르며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았다 한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인 굉장한 부자를 알게 되어 전 남편과 이혼하고 지금의 남편과 호화롭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숍을 찾을 때마다 항상 수수하게 차려 입고 오는 미세스 멜론에게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좋은 옷, 좋은 보석이 많을텐데 왜 차려 입지 않고 다니느냐고. 그러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파티나 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동네 상점에 가는데 잘 차려 입고 가서 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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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이트와 미스틱 토파즈는 너무도 다른 두 보석이다. 일전에 한 손님이 알렉산드라이트로 만들어졌다고 믿고 산 목걸이를 감정하기 위해 숍을 찾았다. 나는 한눈에 그것이 미스틱 토파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녀는 많은 돈을 주고 속아 샀다. 미스틱 토파즈는 토파즈에 열을 가해 여러가지 색깔이 동시에 보이게 만든 준보석이고 값 또한 캐럿에 몇십달러면 살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알렉산드라이트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해 보석을 오래 한 나도 몇 번 보지 못할 정도로 희귀해 값이 없을 만큼 비싼 보석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라이트는 빛의 각도에 따라 초록색 아니면 빨간색으로 수시로 변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여러분이 원한다면 컴퓨터를 통해 얼마든지 많은 정보를 수시로 접할 수 있다. 보석 또한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원하는 보석이 있다면 구입 전 한번 정도는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하고 구입할 것을 권한다.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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