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98마일? 나도 놀랍네'···일문일답, 선발 등판 꿈꾸며 불펜 역투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전 8회초 크리스 이아네타를 상대하며 5구(볼)에 올시즌 최고 시속 98마일을 기록한 박찬호(사진)는 마운드를 넘긴 후 곧바로 비디오실로 가서 직접 화면으로 투구 스피드를 확인했다. 2사후 주자가 없는 상황에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공이었는데 다저스타디움 전광판 스피드에 98마일이 찍혀서 동료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놀라 박찬호에게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그러나 이날 박찬호는 96마일 패스트볼을 여러 개 던졌고 메이저리그 인터넷 중계에서도 97마일이 기록돼 98마일에 근접한 강속구를 구사했음은 분명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탈삼진이 3이닝 동안 6개였다. 최고의 투구를 했다.
"그렇게 많이 잡았는가? 몰랐다. 어제 잠도 못 자고 그래서인지 불펜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다만 1이닝 일찍 시작해 몸을 충분히 푼 것이 도움이 됐다. 마운드에 서니까 집중력이 생겼다."
-6회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을 때 승부구는.
"첫타자 앳킨스가 체인지업 두번째 이아네타는 패스트볼 그리고 마지막 베이커가 슬라이더였다. 충분히 웜업을 하면 변화구 감이 좋기 때문에 삼진이 늘어난다."
-7회 1사 1루에서 1번 월리 타베라스를 투수 쪽 강습 타구로 유도했다. 2루부터 던졌으면 병살타가 될 것 같았는데.
"잡는 순간 1루 주자를 보니까 2루로 가려다 놀라서 섰다. 1루 주자는 발이 빠르지 않은 투수 애런 쿡이었다. 그래서 일단 발 빠른 타자 주자 타베라스를 1루에서 먼저 아웃시키고 2루를 잡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1루에 던졌다. 그런데 글러브에서 공이 잘 빠지지 않았고 너무 살살 던져 2루에서는 아웃을 잡지 못했다."
-이제 불펜에 적응이 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한 경기를 던지더라도 선발로 나서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때처럼 우리 한인 동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감동을 나눌 수 있지 않겠는가. 지금은 불펜에서 그런 소망을 간직하고 기회가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대단한 역투를 보여줬다. 불펜에 있으면 불규칙하게 등판하게 되는데 박찬호는 궈홍치와 함께 꾸준히 잘 던지고 있다. 호투가 헛수고가 되게 낭비한 것이 아쉽다. 다음에는 좋은 결과가 따르지 않겠는가.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공격이 점수를 뽑아주지 못해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다만 투구를 하면서 서두르는 것이 문제였다.
다저스타디움=장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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