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칼럼]‘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
이기준/논설주간“Dios que te Bendiga(스페인)” “Dio che benedice a voi(이탈리아)” “Que Dieu vous benise(프랑스)” “Gott, den es zu Ihnen segnet(독일)”
“당신에게 신의 축복을…”이라는 뜻이다.
미국ㆍ영국 등 영어권에서도 “God bless you!”, 일본은 “가미사마노 슈쿠후쿠오 이노리마스”라 하고 있다.
우리도 소싯적부터 편지 말미에 “신의 가호(축복)가 있기를…”이라는 문장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상대에 대한 축원의 배려로 가장 많이 써오고 있는 용어가 ‘신의 축복…’ 일 것이다.
이같은 축복은 오늘 날도 전 세계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은 염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전지전능하신 신의 축복이야말로 더 이상 큰 복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신의 축복…’ 은 글자 자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종교세계에서 출발하고 있다.
우선 ‘구약성서’가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구출해 가나안으로 인도한 모세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긴 바다.
이들은 ‘하나님의 축복’이 인간에게만 주어진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창세기’에 “…물들은 생물로 번성케 하라…” 고 기록해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세상을 처음 열면서 물고기와 새들에게도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축복을 내려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태인들은 세계 제 2차 대전 당시 나치스에 의해 무려 600만 명이나 학살당했다.
이것은 ‘하나님의 축복’과는 도무지 거리가 멀다.
따라서 ‘신의 축복…’을 받는 데도 기본적으로 힘을 길러두지 않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오늘 날 팔레스타인 땅에 우뚝 선 유태인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금 그들의 존재는 절대적 힘의 우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해서다.
1095년부터 시작돼 1456년까지 361년 동안 계속된 십자군 전쟁(Crusade)은 대조적일 것이다.
이들이 초심을 잃고 정치 경제적 이권에 빠져 실패했다지만 절대적 힘의 우위만 확보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사가(史家) 중 일부는 “퇴폐해진 그들에게 ‘신의 저주’가 내린 것”이라고도 평가하고 있다.
무려 2천만이 희생됐다는 제정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도 종교적 충돌에서 힘의 불균형 탓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문호 솔제니친은 “신의 존재를 잊은 자들에 의한 ‘신의 저주’였다”고 말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가 마침내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그의 이름 중 ‘버락(Barack)’은 스와힐리어로 ‘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소식이다.
미 건국 232년만에 처음으로 흑인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됐으니 지금까지 ‘신의 축복…’인 것만은 분명하다.
‘버락’은 과연 앞으로도 ‘신의 축복을 받은 사람’일 것인가. 그가 공화당의 메케인을 누르고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다면 ‘신의 축복을…’ 에 더 이상 토를 달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의 정신적 스승이라는 제레미야 라이트 목사가 “God Demn America”라고 한 언행이 찜찜하다.
만약에라도 ‘신의 저주…’ 가 있기라도 한다면 말이다.
아직까지 그가 ‘절대적 힘의 우위’에 있지도 못하다.
그의 장래에 가로놓인 ‘인종문제’라는 거대한 장벽 때문이다.
지난 1968년 희생된 마틴 루터 킹 목사 때와는 시대가 변한 것은 분명하다.
여론조사 결과 ‘미국이 흑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종문제’는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지난 2001년 흑인 최초 국무장관 콜린 파월의 예도 그 중 하나다.
대선후보 포기의 결정적 이유는 ‘인종문제’ 로 인한 치명적 비극우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월 대선에서 ‘버락’ 의 입증 여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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