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생활영어 공부의 '왕도'
수십 년간 하다말다를 반복하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랫동안 영어를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시도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거의 포기 상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살았는데 잊었던 옛 기억 때문에 영어 공부를 늦게 다시 시작한 것이다.A씨는 62세로 미국 반도체 회사에서 30여 년 근무했다. 실리콘밸리에 살다 UCLA대학원 연구소로 직장을 옮겼다. LA한인타운 가까운 곳에 살 수 있어 좋아했는데 걱정이 생겼다. 대학원 학생들과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히 생기는 것이었다.
젊은 시절 미국 회사에 다니면서도 영어가 약했지만 일이 기술적인 것이어서 근무할 수 었었다. 젊은 시절 카투사에 근무했던 지난 일이 떠올랐다. 누구나 영어회화를 잘못하던 시절이었다. 걱정 속에 미군 부대에 도착하자 영어 문장과 한글 해석이 적힌 A4용지 3매를 주었다. 일주일 간은 그것만 외우라고 했다. 젊었고 군대여서 외우는 것이 가능했다. 미군이 지시하는 내용은 그 안에 다 있어서 무사히 근무할 수 있었다.
B씨의 경우는 70대 중반인데 백인이 주로 사는 도시의 우체국에서 근무를 했다. 정년 퇴직하고 LA한인타운 근처로 이사를 왔다. 한국에서 명문고와 대학에서 공부한 후 좋은 직장에 다녔으나 회사가 IMF 직격탄을 맞았다. 할 수 없이 지인이 있는 미국으로 왔다. 비즈니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인의 권유로 우체국 시험을 보기로 했다.
시험은 자신이 있었다. 필기시험 합격 인터뷰 불합격을 몇 번 반복했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몇 번 떨어지면서 시험관의 질문 방식을 터득했고 다름 사람들의 경우도 참고 해서 여러 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영문으로 만들었다. 다 암기했다. 다시 시험관 앞에 앉은 그는 당당하게 "당신(시험관)이 묻고 싶은 것을 한꺼번에 말하겠다"고 하자 시험관이 좋다고 했다. 그가 외운 것을 말하자 시험관은 다 끝나기도 전에 중지시키고 합격이라고 말했다. 우체국에서는 업무에 필요한 말만했다. 틈틈이 생활영어를 회화 책으로 공부했지만 말은 늘지 않았다.
C씨는 80대 중반인 은퇴 목사였다. 아내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영어가 필요했다. 자녀들은 처음 몇 번은 도와 주더니 나중에는 남보다 부탁하기가 더 어려웠다. 그는 젊은 시절 열심히 공부한 덕에 군에 가서 미 군사 고문단의 통역관이 되었다. 영어시험에 합격했지만 말은 되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밤에 미군 사무실에 들어갔다. 미군들이 주로 사용하는 문장이 기록된 군사 요람이 있었다. 한 권 가지고 와서 외우고 또 외웠다. 군사요람을 외운 덕에 자리를 지키면서 통역할 수 있었다.
영어 공부에 왕도는 없다. 미련해 보이지만 외우고 또 외우는 수밖에 없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외운 것 뿐인 경우가 많다. 흔히들 무슨 일을 반면교사로 삼는다고 한다. 어떤 부정적인 일에서 그 일을 교훈 삼아 가르침이나 깨달음을 얻겠다는 것이다. 수많은 영어학습 실패담을 반면교사 삼아 큰 동기부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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