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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희 기자의 In & Out] 10살짜리에 이메일 열어줘야 하나

몇개의 이메일이나 회원 계정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너무 많아서 이제는 관리도 안된다. 그래서 어디든 평소 쓰던 아이디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입하지 않는다. 패스워드도 3개중 하나를 골라 쓴다.

그런데 최근 가입않고 방문하던 유투브(youtube.com)에 가입하게 됐다. 이유는 유투브를 드나들던 4학년짜리 딸이 자신의 페이지를 만들고 아빠에게 가입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물론 딸아이의 페이지에 필자는 아빠나 엄마 감독자로 등록이 돼 있는게 아니고 '친구'(friend)다. 필자의 의도는 감독이고.

도대체 몇명이 딸아이의 페이지에 오는지 궁금하다. 197명.

딸의 아이디는 자기 생일을 넣어서 만들었다. 몇마디 인사말과 함께 홈타운이 어디인지 나라가 어디인지 써넣었다. 좋아하는 무비에는 '스폰지밥'도 들어 있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사진은 한장도 쓰지 않았다. 대신 헬로키티 이미지를 어디서 구해다가 넣었다.

그럼 아빠인 필자도 페이지를 구성했다. 쓸말도 없다. 회사이름인 Korea Daily는 아주 자랑스럽게 썼다. 그리고 사진을 넣었다. 이 사진은 회사 인트라넷에도 들어있고 링크나우에도 들어 있는 진짜 평범한 내 얼굴이다.

그런데 딸아이가 '프라이버시'를 생각하지 않고 사진을 올렸다면서 당장 끌어내리라고 성화다.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대신 미키마우스 이미지를 올려놨다.

딸을 감독하려다가 오히려 감독을 당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딸아이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간 친구와 이메일을 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이메일 계정을 열어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물론 야후나 지메일 등 무료 이메일을 간단하게 열어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아직 열살밖에 안되는 아이에게 무섭고 위험하고 험한 외부 세계와의 연결 수단을 만들어준다는게 썩 내키지 않는다. 집 우편물통에 아이의 이름으로 엄청난 양의 메일이 들어오는 것보다도 더 심각한 일일 것이다.

검색해보니 연 20달러면 부모가 잘 감독할 수 있는 이메일들도 있었다. 패스워드가 관건인데 다른 무료 사이트들은 절대 안되는 것 부모가 열람하는 게 시스템적으로 지원됐다.

우리집 결론은 그냥 엄마 메일에 얹혀서 쓰도록 했다. 실제로 딸아이가 독립적인 이메일 쓰는 게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버틸때까지 버텨보고 싶다.

아직도 인터넷은 미성년자들에게 아니 미성년 자녀를 갖고 있는 부모들에게 쉽지 않은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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