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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비싼 이유는 한 업체가 '독점'

연간 1000억달러 거대 시장
명품 브랜드 이름 다르지만
모두 '에실로룩소티카' 제작
렌즈·보험까지 업계 전체 독식

LA 한인타운도 예외 아냐
한인들 저렴한 인터넷서 쇼핑

50대 한인 김모씨는 본인과 가족의 안경을 맞추기 위해 얼마 전부터 인터넷 안경점을 이용하고 있다. 검안 결과와 본인 얼굴 사진만 웹사이트에 올리면 원하는 안경테를 고를 수 있고 며칠만에 배달해주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점에 끌렸다.

김씨는 "300~400달러씩 하는 안경을 100달러 선에 살 수 있고 품질도 만족스러워 지인들에게도 권하고 있다"며 "왜 평생 안경은 당연히 비싼 것으로 여기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인 성인만 약 1억2600만명이 착용하는 안경 시장의 규모는 연간 1000억달러에 달하지만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가격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LA타임스는 소비자는 안경 가격이 적정한지 뚜렷하게 알고 싶지만 안경 업계는 소비자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안경 업체들의 연합체인 '더 비전 카운슬'(The Vision Council)에 따르면 안경테 평균 가격은 231달러, 렌즈 한쌍의 가격은 단초점 렌즈 112달러, 다초점인 프로그레시브 렌즈는 220달러 이상으로 약 40달러인 검안 비용까지 포함하면 안경 값은 평균적으로 380~490달러 선이다.

LA 한인타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험 없이 구입하려면 중간 가격대 제품 가격은 300달러 중반이다. 한 한인 안경점 관계자는 "중국산이면 100달러 선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300달러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며 "시력과 렌즈의 압축 정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800~1000달러를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안경값 부담 탓에 한국에 다녀올 일이 있으면 도착 즉시 안경점부터 들러 안경과 도수가 든 선글라스까지 한꺼번에 맞춰 귀국할 때 갖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인건비 차이인지 한국에서 맞추면 미국보다 30~40%가 저렴해 안경과 선글라스까지 3~4개를 만들면 미국 기준으로 1개는 공짜인 셈이다.

가격이 비싸다는 비난에 대해 또 다른 한인 안경점 측은 "간혹 저렴한 제품도 팔지만 소비자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항상 착용하는 특성상 편안함과 내구성, 정확도가 필요하고 그만큼의 가격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 눈에 보이는 가격보다 이면의 독점적인 구조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안경테와 관련해 아르마니, 버버리, 샤넬, 돌체 앤 가바나, DKNY, 마이클 코어스, 올리버 피플스, 오클리, 티파니, 발렌티노 등 수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모두 한 회사 소유다.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가 그 주인공으로 이밖에도 세계 최대 처방전용 렌즈 브랜드인 에실로와 안경 보험인 아이메드 비전케어 또 렌즈 크래프터스, 펄 비전, 시어스 옵티컬, 선글라스 헛 등 수직 계열화를 완성, 사실상 안경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한인타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져 안경점만 십수 군데에 달하지만 비슷한 스펙의 렌즈와 안경테에 따른 가격 차이는 거의 없다. 한 안경점 측은 "경쟁이 심해 서로 눈치를 보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판매에 필요한 비용이 서로 비슷한 가운데 결국 도매가격까지 엇비슷한 것이 소매가가 대동소이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아무리 여러 상품을 비교해도 결국에는 극소수 기업이 정하는 가격 내에서만 선택이 불가피한 구조라는 것이다. 여기에 독점적인 위치의 제조사가 가격을 조정하면 소비자는 따를 수밖에 없는 취약한 입장인 셈이다.

샌타모니카의 소비자보호단체인 '컨수머 워치독'의 칼멘 볼버 대표는 "보험, 검안부터 안경까지 독점적인 구조가 문제로 안경 값은 통제불능인 상태"라며 "독점적 산업 구조를 깨고 안경 가격을 건강보험 개혁에 포함시켜야 업체간 건전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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