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화학상 탈 뻔했는데…' 셔틀 운전사 된 비운의 과학자
연구자금 못구해 포기, 수상자에게 자료 넘겨
비운의 인물은 바로 미국의 더글러스 프래셔 박사(57.사진). 그는 화학상을 공동수상한 마틴 챌피 로저 첸 박사에게 수상 업적인 녹색 형광단백질(GFP)의 발견과 개발의 원천을 제공한 사람이다.
GFP는 해파리의 녹색형광물질에서 처음 보고된 것으로 이번 상의 공동수상자인 일본의 시모무라 오사무(80) 교수가 1961년에 첫 발견했다.
현재 이 물질은 신경세포가 어떻게 자라는 지 또는 암세포가 어떻게 퍼져가는 지 등 생체내 현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 의학계는 물론 생명과학 분야 기초 연구에 필수적이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7일 GFP가 생명과학 분야에서 연구의 표식으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한 인물이 바로 프래셔 박사라고 소개했다.
프레셔 박사는 1990년대 매사추세츠주의 우즈 홀 해양연구소에서 해파리의 일종인 '에쿼리아 빅토리아'를 이용해 GFP 연구에 몰두 1992년 이 단백질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했고 유전자를 복제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이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실용화하기 위해 프래셔 박사에게 필요했던 것은 연구자금이었고 국내 여러 기관에 연구비 지원을 요청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프래셔 박사는 자신이 재직했던 우즈 홀 연구소까지 떠나게 됐고 GFP 연구를 결국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관련 연구인 해파리 유전자에 대해 개별적으로 문의해온 챌피와 첸 박사에게 자신의 연구 자료를 넘겨줬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두 과학자들은 연구를 지속해 노벨 화학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그러나 프래셔 박사는 이후 여러 연구기관을 전전하면서 관련 연구를 할 수 없었고 결국 과학계를 떠나 이제는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자동차 판매회사에서 손님을 모셔오는 셔틀을 운전해 시간당 10달러를 받는 신세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프래셔 박사는 "세상에는 전 생애를 바쳐 연구에 몰두해 나보다 더 노벨상을 받을 자격을 갖춘 인물들이 있다"며 챌피와 첸 박사의 노벨화학상 수상에 대해 쓰라리지도 질투를 느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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