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 창러현서 발견된 골각문자, 갑골문자보다 1000년 앞서
4000~4500년 전 추정…동이족 문자 가능성
갑골문자는 중국 고대 상(商.BC 1600~1046년)나라의 수도인 은허(殷墟.허난성 안양현)에서 1899년 처음 발견된 이후 중국 최초의 문자로 인정받아 왔다.
산둥대 고고미술학연구소 류펑쥔 소장이 최근 중국 고고학 관계자들을 초청한 세미나에서 갑골문자 이전에 다른 형태의 골각문자가 산둥성 창러현 지역에 존재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홍콩 문회보가 21일 보도했다.
류 소장은 중국 고고미술학의 창시자로 학계의 명망이 깊은 학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회과학원 왕위신 교수 등 은상문화협회 관계자 5명은 모두 류 소장의 학설에 동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세미나에서 이 문자는 '창러골각문'으로 이름 붙여졌다.
류 소장은 산둥성 민간 소장가인 샤오광더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창러현 지역 주변에서 수집한 수백 개의 골각문자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류 소장에 따르면 이들 도안은 소의 어깨뼈와 사슴.코끼리 뼈에 새겨져 있었다.
도안의 형태는 다양했다. 뼈 한 곳에 100여 개의 서로 다른 도안이 새겨진 것도 있고 1~2개의 도안만 새겨진 뼈도 있다. 여러 개의 도안은 세로로 정렬돼 있어 특정 사안을 기록한 문자로 봐야 한다는 게 류 소장의 주장이다.
단순한 그림일 경우 이처럼 정렬된 형태로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이다. 점복기록인 갑골문자와 달리 골각문자에선 점복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류 소장은 "뼈의 색깔과 석화 상태를 판단해 볼 때 문자를 새긴 연대는 4000~4500년 전으로 보이며 이는 중국 산둥성의 룽산 신석기 시대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함께 출토된 뼈로 만든 칼과 송곳은 전형적인 룽산 중.후기 시대의 도구들이었다.
중국 고고학자들은 당시 산둥 지역은 한민족을 포함한 동이족들이 집단으로 거주했기 때문에 이 골각문자는 동이문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소장은 "문자의 모양도 고대 상형문자인 동이문자 계열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류 소장은 이어 "안양을 중심으로 한 은허 지역에서 발견됐던 갑골문자도 동이족의 골각문자가 발전한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세기 중국 고고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 갑골문자 발견이었다면 이번 골각문자 발견은 중국 역사를 지금보다 1000년 이전으로 돌리는 21세기 중국 고고학의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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