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민의 영화리뷰] 결혼 기피 미혼커플, 가정 꾸리기 대작전
4번의 크리스마스(Four Christmases)
감독 : 세스 고든
각본 : 맷 앨런·칼레브 윌슨
주연 : 빈스 본·리즈 위더스푼
제작 : 뉴라인 시네마
장르 : 코미디
등급 : PG-13
'크리스마스 휴일은 가족과 보내야 한다'는 공식은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이 커플의 올해의 행선지는 지상낙원인'피지'.
그런데 출발 당일 생각치도 않았던 문제가 터진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안개가 샌프란시스코를 강타한 것. 때문에 공항의 모든 비행기와 승객들은 공항에 발이 묶여버린다.
그러던중 짜증이 밀려오는 것을 겨우 참고 있던 브래드와 케이트에게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터진다. 공항의 상황을 취재하러 나온 방송국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피지로 가려던 거 맞지요?"라고 질문을 던진 것.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케이트의 셀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니네들 아프리카에 봉사활동 간다고 하지 않았니?"라는 엄마의 반문과 함께….
빈스 본과 리즈 위더스푼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영화 '4번의 크리스마스'는 재미로만 본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말장난'을 빼고 나면 너무나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전개와 엔딩이 우선 실망이다. 거기다 졸리와 피트 커플에 비하기는 힘들지만 본과 위더스푼은 아무리 점수를 줘도 정말이지 '커플'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수년 동안이나 동거를 해온 커플이 단 한번도 각자의 부모를 만나지 않았다는 설정과 이들의 형제자매들이 모두 비정상적인 캐릭터라는 점은 아무리 코미디 영화라고 백번 양보해도 억지스럽다.
그러나 영화가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에는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결혼은 구속이며 가족을 꾸리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 바로 대다수 미국의 미혼 커플이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다.
그래서 부딪쳐 보기도 전에 아이처럼 미리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을 제시했다고 모범 답안까지 준비된 것은 아니다.
다만 온전하게 관계를 유지하고 가정을 꾸리고 유지하는 데는 엄청난 인내와 믿음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뻔한 줄거리에 뻔한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지만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