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달인' 염기훈 '머리 썼다'···결승 헤딩골 울산에 1-0승 안겨
지난해 자신 버린 전북에 '비수'
염기훈은 26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전반 40분 이진호의 패스를 헤딩 결승골로 연결 1-0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챔피언 결정전 진출권을 놓고 FC서울과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또 K-리그 3위를 확보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따냈다
울산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북을 맞아 경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염기훈이 해결사로 나섰다.
염기훈으로선 친정 팀에 비수를 꽂은 격이었다.
2006년 전북에 입단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염기훈은 지난해 전반기까지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에 출전해 있는 사이 소속 팀이 울산으로 바뀌었다.
외국에서 자신의 이적 소식을 확인한 염기훈은 발끈했다. 당시 염기훈은 대표 차출이 있기 전 소속팀과의 바이아웃 계약 조항(일정 액수 이상을 제시하는 구단으로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는 조항)을 근거로 수도권의 메이저 팀으로 이적을 추진했다.
하지만 전북은 선수 2명을 주겠다는 울산의 트레이드 제안을 받아들여 염기훈을 울산으로 보냈다. 당시 K-리그 규약상 하자가 없었지만 이적 과정에서 소외된 염기훈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청해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였다.
염기훈은 "다 지나간 일이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따뜻하게 나를 맞아준 울산을 위해 큰일을 해 기쁘다. 2006년에는 전북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맛봤다. 내년에는 울산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정확한 슈팅을 자랑하는 '왼발의 달인'으로 대표팀에서도 스피드를 앞세운 왼쪽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울산에도 귀중한 승리였다. 경기가 열린 문수경기장은 2년 전 울산엔 악몽의 현장이었다.
2005년 K-리그 우승에 이어 2006년 아시아 무대 평정에 나선 울산은 그해 11월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준결승전 1차전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3-2로 승리한 울산은 홈에서 대량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한 골 차로 지더라도 결승에 진출하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전북의 뒷심에 밀려 홈에서 1-4로 패하고 말았다. 현대가의 '축구 족보'상 형인 울산은 동생 전북이 그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울산은 결국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의 한을 챔피언스리그 재진출로 푼 셈이다.
김정남 울산 감독은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아쉬움을 좀 푼 것 같다"며 기뻐했다.
울산=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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