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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냉방병

바깥보다 10도 이상 낮을 때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발병

열나고 기침하며 손 발 부어
노년층은 에어컨 노출 조심

매 시간 에어컨 끄고 환기
따스한 차 마시는 것도 도움

 이동현 노인의학과 전문의는 특히 한인들에게 에어컨의 찬바람을 오래 쏘임으로써 감기증세와 비슷한 냉방병이 많음을 지적했다.

이동현 노인의학과 전문의는 특히 한인들에게 에어컨의 찬바람을 오래 쏘임으로써 감기증세와 비슷한 냉방병이 많음을 지적했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오고 있어 겨울에도 좀처럼 감기에 걸리지 않던 70대 후반의 남성이 여름철 감기가 왔는지 열과 기침, 두통 그리고 어깨와 관절마디가 뻐근하여 노인과 전문의를 찾았다. 진단은 감기가 아니라 오래 에어컨을 쐬어서 나타나는 증세 즉 흔히 말하는 냉방병이었다. 올림픽에 위치한 이동현 내과(노인과전문의)에도 이처럼 '여름감기'로 알고 찾아오는 냉방병 환자들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



-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냉방병은 어떤 걸 말하나.

"실내 온도가 외부 온도보다 화씨 10도 이상(섭씨 5도 이상) 낮은 상태에 있을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오는 걸 말한다. 자율신경계는 우리가 인식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체온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준다거나 몸에 중요한 전해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등 몸상태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외부 온도보다 추운 실내에 오래 노출될 때 그 기능이 잘 작동되지 않음으로써 나타나는 증세가 냉방병이다. 젊은층보다 몸의 적응력이 약해진 노년층에게 증세가 더 나타날 수 밖에 없다."

- 어떤 증세들인가.

"지금 냉방병으로 오는 환자들은 '몸살 감기인 것 같다' '열이 나면서 기침, 콧물이 흐른다' '소화도 안되면서 설사를 했다' '어깨가 무겁고 온몸의 관절이 뻐근하다' '손과 발 그리고 얼굴도 붓는다' '머리가 아프다' 등으로 상태를 표현한다. 불편한 상태가 전반적으로 감기에 걸린 것 같기 때문에 '여름감기 걸렸다'고 말한다."

- 어떻게 감기와 구분하나.

"증세로 볼 때 감기보다 덜하다. 예로 기침이 나고 콧물이 흐르는데 정말 감기일때에는 기침이 점점 심해지면서 가래가 생긴다. 그러나 냉방병은 가래까지 생기지 않는다. 열도 아주 고열은 아니다. 단 감기증세와 다른 것은 냉방병은 손과 발 때로는 얼굴이 붓는다. 환자들이 온몸의 관절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이유가 몸이 붓기 때문이다. 낮은 온도에 오래 노출되면 손과 발 등에 퍼져있는 미세한 말초혈관이 수축되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으므로 결과적으로 손과 발 그리고 얼굴 등이 부어 오른다. 관절이 무겁고 뻐근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 이럴 때 치료는 어떻게 하나.

"냉방병에 대한 치료는 따로 없다. 각 증세를 가라앉혀주는 것이 치료라 하겠다. 두통이 심하면 타이레놀이나 애드빌을 복용하고 소화장애가 심하면 위장약을 처방한다. 그러나 손과 발이 부었다고 해서 이뇨제(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약) 처방은 내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하고 또 한 시간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시켜준다. 만일 자의로 조정할 수 없는 공공건물이나 사무실일 때에는 한 시간 정도마다 밖으로 나와 있다가 다시 들어간다. 또 추운 에어컨 속에서 체온을 따스하게 유지하는 방법의 하나가 따끈한 차(혹은 물)를 마시는 것이다."

- 선풍기도 냉방병을 유발시키나.

"에어컨처럼 실내 온도를 현저히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장시간 직접적인 선풍기 바람을 쏘이는 것은 좋지 않다. 방법은 통풍이 된 상태에서 선풍기가 회전하도록 하고 한 시간 정도마다 멈추었다가 다시 작동하도록 타이머를 조절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일단 냉방병에 걸리면 회복되는데 얼마나 걸리나.

"고령일수록 회복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볼 때 위에서 언급대로 환경을 조절하면서 필요한 약을 복용하면 4~5일 지나면 두통을 비롯해 열이나 기침 그리고 붓기 증세가 가라앉는다. 사실은 냉방병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에어컨 세균에 감염되는 것이다."

- 에어컨 세균이란 무엇인가.

"에어컨의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을 말한다. 이 균이 에어컨이 나올 때 찬바람과 함께 나온다.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이 나면서 근육통이 생기고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노년층의 경우는 병원 입원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생명 위협도 받을 수 있다. 냉방병보다 열을 비롯해 증세들이 훨씬 심하다. 따라서 오랫동안 에어컨을 쏘였을 때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면 일단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안전하다. 여름철만되면 에어컨을 켜기 전에 냉각수와 필터를 제때에 교체시켜 주었는지 확인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특히 우리 한인 노년층이 냉방병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나.

"개인적인 환자 경험으로 볼 때에 미국 노인들보다 한인 노인들 특히 아기를 많이 낳은 노년 한인 여성들이 여름철이 되면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 증세를 많이 갖는 것 같다. 한국사람들은 추위와 더위에 강한 편이다. 그러나 미국에 살면서 에어컨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노출이 많아짐에 따라 냉방병을 가질 확률도 높아진 것이 아닌가 싶다. 에어컨이 특히 낮은 온도로 작동되는 공공건물에 들어오면 두통이 생긴다는 노인들이 있다. 그만큼 냉방에 민감하면서 취약하다는 얘기이다."

- 계속되는 여름 더위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인의학과 전문의로서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기온이 올라가면 몸의 신진대사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나이들수록 몸에 부담을 주게 된다. 특히 체온이 올라가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몸에서 가장 중요한 수분이 빠져 나가 탈수가 되기 쉽다. 탈수가 되면 중요한 전해질(특히 근육세포에 있는 나트륨과 칼륨 등)에 이상이 오고 이것은 신장에 영향을 초래한다. 노인층의 신장기능은 젊은층보다 50% 이상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탈수일 때에는 급성신부전을 비롯해 저혈압, 쇼크 등이 올 수 있다. 또 전해질의 불균형은 심장기능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정맥이나 심장마비 위험이 높아진다.

지금 이상 고온인 유럽에서 더위로 인해 노년층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탈수는 본인이 감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소변양이 줄거나 색이 진해지면 물을 더 마시도록 하는 것이 예방의 하나이다.

몸이 나름하고, 잠이 안오고,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도 안되면서 어깨가 무겁다 느껴지면 전문의에게 보이는 것이 안전하다. 이제 곧 말복(오는 11일)이 온다. 아무쪼록 더위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란다."

▶이동현 내과: (213)674-7758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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