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불황을 메친다]불황타파 요식업체들
'발상의 전환…손님 줄서요'
▶고급 분위기·가격은 저렴= 요즘 LA한인타운 밤거리를 지나다 보면 유난히 손님들로 북적이는 업소가 있다. 바로 6가와 호바트 인근에 있는 커피샵 ‘하우스’다.
‘하우스’가 문을 연 것은 바로 불경기가 한창이라는 지난 7월.
대부분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가게도 규모를 축소하고 종업원을 줄이는 때인데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투자했다.
하우스의 브라이언 정 사장은 한인타운에서 요식업으로 돈을 벌기 위해선 술을 파는 고깃집이나 일식집을 해야한다는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수 개월 동안 시장조사를 거쳐 고급스러운 디저트 전문 커피샵을 열었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는 달리 커피와 디저트의 가격은 저렴하게 책정해 손님들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불경기에 살아남기 위한 경영전략이다.
▶싸지만 고기 질은 최고= 불경기에 가장 주목받는 경영전략은 바로 싼 값에 많이 파는 ‘박리다매’.
이익을 줄이더라도 손님을 최대한 많이 받아 테이블 회전수는 늘리고 현금을 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올림픽과 노턴에 있는 고깃집 ‘아리랑’에선 고기 무제한이 10.99달러다. 타운내 일부 업소에선 16.99달러에 받는 것을 감안하면 2명 가격에 3명이 먹을 수 있다.
가격이 싸지만 고기의 질은 어느 유명 식당 못지 않다. 또 제공되는 고기의 종류도 차돌박이, 주물럭, 염통, 양, 돼지목살, 삽겹살 등 다양하다.
조영균 사장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비싼 가격을 고집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며 “현금이 들어와야 직원들 월급을 주고 식재료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급화로 ‘상류층 공략’= LA한인타운 중심인 에퀴터블 빌딩에 지난 10월 문을 연 한식 및 한정식 바베큐 전문점 ‘소향’이 한인은 물론 타인종 손님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마케팅 전략 구상, 내부 공사 등 1년에 가까운 준비 기간을 거쳐 문을 연 소향은 오픈 2달만에 벌써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불경기의 여파로 다른 업소들이 가격을 내리고 저가공세를 펼칠 때, 오히려 소향은 ‘상류층 공략’이라는 컨셉으로 와인바를 보유한 한국 전통음식 식당을 오픈했다.
식당의 기본은 ‘맛’. 비싸지만 엄선된 식자재로 ‘고품격 웰빙’에 초점을 맞췄다.
소향측은 주류 TV 광고를 할 계획이며 대형 기업들에 홍보 메일을 보내는 등 더 과감한 투자를 준비 중이다. 신디 조 사장은 “불경기에 가만히 앉아 죽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죽으러 간다는 각오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술 값에선 안 남긴다= 월셔 불러바드와 윌셔 플레이스이 있는 큰가마 돌솥 순두부 역시 25달러 이상 안주 주문시 소주나 맥주를 2.99달러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세일을 실시 중이다.
부대찌개, 해물·곱창·뼈 전골 등을 시키면 이 세일에 해당되며 몇 병을 시키든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다.
▶타인종을 잡아라= LA한인타운의 올림픽 불러바드와 세인트 앤드루스 인근에 있는 ‘만나’ 식당. 다들 죽겠다고 울상이지만 만나에서는 불경기의 그림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일찌감치 타인종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 ‘체력’을 비축해 놨다. 하양숙 사장은 “고기의 질과 연회같은 자유로운 분위기, 생일파티때 샴페인 제공 등 작은 부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레몬소주, 파인애플 소주 등 다양한 술 종류를 갖춘 것도 장점이다.
▶정부 지원 받기도= 8가와 아이롤로 인근 한인타운 파출소 옆에 있는 솔밭집은 LA노인국의 지원을 받아 노인들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불황을 이기고 있다.
노인국에서 한끼당 4달러를 지원하기 때문에 노인들은 3.50달러만 지불하면 맛있는 식사를 제공받는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전에 하루 100명도 안되던 손님들이 150명 이상으로 늘어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다.
신승우·곽재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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