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불황을 메친다] RV 투어 이상화 대표
'RV차량 보며 아메리칸 드림 꿈꿨다'
무비자 조기시행으로 사업 탄력 받아
한인업계 최초 RV(Recreational Vehicle) 전문 여행사로 새 바람을 일으킨 ‘RV 투어’는 지난달 무비자 조기 시행으로 탄력이 붙었다. 10월·11월에는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사가 미 전국을 돌며 찍는 광고 제작진 운행을 RV투어가 맡으면서 또 다른 수익이 창출됐다. 특히 현지 사정을 모르는 스텝을 위해 촬영 협조, 단역 배우 물색, 사이트 발굴 등의 계약을 도맡아 하면서 1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게 됐다. 앞으로 미국에서 광고사나 영화사에서 촬영 로케이션이 있을 경우 지속적인 수주가 가능해졌다.
사실 LA에서 여행 사업을 시작한다는 건 만만치 않다. 수 십 년간 업계를 나눠 지배하던 기존 강호들이 버티고 있고, 바다 멀리서 재력을 무기삼아 건너오고 있는 신진 세력들이 LA 한복판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는 형국이다.
자본도 없이 인력도 충분치 않은 판에 잘못 덤볐다간 목숨을 부지하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이런 강호들이 눈을 두지 않는 미지의 땅을 개척해야 새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그래서 이상화 대표가 파고든 게 RV여행.
미국에 온 한인이면 누구나 넓은 대평원에 여유롭게 다니는 RV차량을 보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꾼다. ‘나도 성공해 은퇴하면 꼭 RV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리라’. 새해 계획이 꼭 지켜지지 않듯이 이런 류의 결심도 시간이 지나며 강도가 떨어진다.
수십 년을 미국에서 살아도 RV 차량을 타볼 일이 없고 그래서 RV여행의 환상은 깊어만 간다. 여행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데 아무도 시작하지 않는 바로 이곳이 바로 ‘미지의 땅’이었는 것이다.
주류 대형 RV업체들을 찾아 제휴 방법 등을 모색하다가 LA에서 가까운 산타페스프링스에 있는 엘몬티 RV의 조 랭 부사장과 아이디어가 맞아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고 올해 초 약 1년 6개월 만에 좋은 조건에 계약을 마쳤다.
올해 7월 문을 열자마자 문의가 쏟아졌다. 은퇴를 앞둔 노인들부터 이색적인 여행을 꿈꾸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했다.
“일단 가볍게 시작할 수 있어 큰 장점이었어요. 비싼 차량과 보험, 부지를 갖출 필요없고 렌트로 시작해 큰 자본이 필요할 수 없어 좋았어요.”
특히 이 대표가 직접 전국 캠핑지를 돌며 RV 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64개의 RV 여행 코스를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RV 여행문화를 알리면서 RV동우회도 생겨났고 한국에도 대형포털 사이트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미주를 대표하는 RV여행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위기는 기회에서 온다고 했나. 이 대표의 기회는 벼랑 끝에서 시작됐다. 2년 전인 2006년 삼육수산 미주 지사장으로 일하다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된 것. 삼육 본사와의 재계약이 실패하면서다. 그동안 가정에 소홀해 미안한 마음에 가족을 데리고 그랜드캐년 세코이야 옐로스톤 등 여행을 다니게 되면서 자연스레 RV에도 관심을 갖게됐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RV 사업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이제 RV투어는 야구로 치면 1회 말 공격에서 초반 득점을 한 상태. 이 대표는 본격적인 성장기를 내년 하반기로 잡고 있다. 불경기에 대한 사람들의 고단함이 날씨와 함께 풀릴 즈음 RV투어는 또다른 ‘홈런’을 노리고 있다.
최상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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