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취임] 실용성·포용력·스타성···'3박자 리더십'
그가 대선 기간 동안 외쳐온 ‘변화’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감동시켰고, 한국 기업인들도 ‘오바마 리더십 배우기’ 열풍에 동참했다.오바마가 보이는 진보적 행보, 유창한 언변, 품격은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넘어 대중적 호기심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미래를 짊어질 오바마의 성향과 그의 파급효과를 살펴본다.
유연성·인내의 인생…위기→희망으로 바꿔
◇리더십
오바마의 리더십은 크게 '유연' '인내' '섬김'으로 요약된다. 김종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오바마의 리더십을 ▷다양한 인종의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키워진 '유연한 리더십' ▷흑인 혼혈아라는 이유로 받은 인종차별로 인해 키워진 '인내의 리더십' ▷고액연봉과 편안한 삶이 보장되는 모든 기회를 마다하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섬김의 리더십'으로 분석했다.
▷유연한 리더십=포용과 다양성 인정
오바마가 '유연한 리더십'을 기른 장소는 가족이다. 케냐 출신의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오바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내 미셸 중국계 매제와 조카를 가족으로 두고 있다.
다양한 인종의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키워진 그의 리더십은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심 최선의 것을 선택하는 균형감각 상대편의 가치 인정 등 21세기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인내의 리더십=위기를 희망으로
미디어를 통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던 오바마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흑인 혼혈아로서 받은 인종차별 부모의 이혼 마약 복용 경험 등 불안정한 청소년기를 극복한 그는 현재 '희망을 상징하는 리더'로 성장 세계 청소년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가 열등감을 자신감으로 바꾸고 수퍼 리더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인내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부수고 그릇을 크게 만든 점이 꼽히고 있다.
▷섬김의 리더십=물질보다 정신적 풍요
오바마는 고액연봉과 편안한 삶 대신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것으로 유명하다. 좋은 직장과 대우를 버리고 인권변호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오바마는 "돈을 버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돈을 버는 데만 삶을 집중시키는 것은 야망의 빈곤함을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자신의 야망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성과 경험 중시…분야별 엘리트 중용
◇우등생 정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내각 멤버 구성시 다섯 가지 특징적인 리더십을 선보였다. '변화'에 걸맞게 추진력을 갖춘 인사를 내세우고 투쟁성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을 중용하는 등 오바마 통치 스타일은 '실용'으로 요약된다.
▷경험.능력.학력 중시=자질이 뛰어나야
오바마 내각은 '우등생 정치(valedictocracy)'로 불린다. 힐러리 등 오바마가 고른 최고위직의 12명은 아이비 리그와 명문 스탠퍼드.MIT 출신들이며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인사들을 두루 등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약보다는 실용주의=집권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오바마는 공약 실천에 있어서도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공약 중 하나였던 '중산층 이하 감세 부자 증세'와 관련해 대통령 당선 후 부자의 세금을 올릴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는 것.
현 상황에서 강경하게 공약을 밀고 나갈 시 일어날 수 있는 부자의 투자.소비 위축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로비스트의 역할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등 모든 초점을 집권 모드에 맞추고 있다.
▷의회 존중해서 지원 유도=공화당도 한편으로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의회를 무시하는 독선적인 통치행위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반면 오바마는 민주.공화 양당의 여러 의원에게 차기 행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등 의회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 정치인 중용=과거의 적도 동료로
오바마는 대선 기간 동안 경쟁자 힐러리와 공화당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을 '워싱턴 인사이더(분열.부패 정치의 책임이 큰 정치인)'로 낙인찍은 바 있다. 하지만 당선 뒤엔 힐러리에게 중책을 맡기고 존중하는 등 워싱턴에서 경험 쌓은 이들을 대접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오바마 열풍…외교전략에 큰 도움
◇스타 대통령
지난달 23일 오바마는 해변가에서 찍힌 벗은 상반신 사진으로 인해 다시 한 번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몸짱 오바마'로 불리며 신문 뿐만 아니라 네티즌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은 것.
언론은 앞다투어 '오바마가 열어갈 미래'를 뜻하는 '오바마토피아(obamatopia)' 등 '오바마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런 열풍은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펼친 외교나 세계 전략이 각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세계 곳곳의 '오바마' 마케팅=거대 오바마 산업 예상
오바마의 인기는 전세계에서 뜨겁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의 코미디언 아프리카의 티셔츠 상인에 이르기까지 오바마의 스타성을 알아본 지구촌 사람들이 너도나도 '오바마 마케팅'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의 한 코미디언은 오바마를 흉내내 인기를 끌고 있으며 후쿠이현 오바마시는 오바마와 발음이 같은 점을 강조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도 오바마 티셔츠는 2000장 넘게 판매되고 있으며 보스니아의 유명 신사복 메이커 '보라치'는 '오바마 양복'을 선보였다.
마케팅 컨설턴트 로버트 천리는 "믿기 어려울만큼 놀라운 현상"이라면서 "(오바마가 집권하는) 앞으로 4년간 거대 오바마 산업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바마 책' 불티=베스트셀러 등극
'오바마 책들'이 오바마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오바마의 저서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 '아버지로부터의 꿈'(Dreams From My Father) 오바마 캠프의 공약을 담은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Change We Can Believe in) 등 총 10여권의 오바마 관련책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으며 오바마는 앞으로도 아내 미셸과 아이들을 위한 책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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