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 이메일을 열면 학교진학을 위한 추천서 요청이 부쩍 많아진 것을 느낀다. (이제는 추천서도 이메일을 사용해서 온라인에서 작성하도록 되어있다.) 교회에서도 영어권의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숫자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3년 전에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도 진로에 관한 상담을 해 오는 경우도 많아졌다. 자신의 목적이 분명해서 특정 전문분야를 공부하려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자신의 진로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못해 차선의 방법으로 대학원을 가는 청년들을 보게 된다.
며칠 전에 월스트리트 저널(1월 28일자)에서 눈길을 끄는 기사를 읽었다. 취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기사였다.
지금 당면하고 있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기업들이 감원을 하고 실업률은 상승하는 가운데 취업은 쉬운 도전이 아니다. 특히 사회경험도 전혀 없는 대학졸업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미국의 기업은 대학생들에게 사회경험을 열어주고 취업의 기회를 높여 주기 위해서 서머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기사에서는 이런 서머 인턴 프로그램에 들어가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새로운 풍토가 생겼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제적으로 넉넉한 부모들은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자녀를 위해서 이런 단체에게 비용을 지불하면서 인턴자리를 찾아준다고 한다.
한 사례로 켄터키 주립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 8000달러 내고 서머 인턴십을 한다고 할 때 부모는 "미국에서는 돈을 내고 일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부모세대로서 당연한 반응이였다.
하지만 딸이 25개의 회사에 인턴십을 의뢰했지만 응답도 오지 않는 현실을 보고 부모는 생각을 바꾸었다고 한다.
UC계열 대학을 졸업하고 아직 직장을 찾지 못한 청년이 찾아왔다. 자신의 답답함을 호소한다. 졸업 후 전문 라이센스를 몇 개나 취득해도 커리어에 맞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임시직에서 다른 임시직으로 옮겨다니고 있는 청년이다. 보기에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떤 말로 좌절한 청년을 위로할 수 있을까? 문뜩 떠오르는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마 7:25)
"자네 세상의 성공과 성경의 성공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청년이 눈은 마주쳤지만 입은 열지 않았다. "세상은 성공하기 위해서 남들보다 뛰어나야 한다고 가르치지.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가야 성공한다고 말하지.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뛰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다고 하지. 하지만 하나님은 다르게 말씀하신다네.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성공은 그 자리에서 꿋꿋하게 서 있는 것이라네.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뛰려고 하지 말고 더 깊이 반석되시는 주님에게 뿌리를 내리라고 하신다네. 자네는 필요한 재능이 다 있어. 하지만 더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휩쓸려 떠내려가는 거야."
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실망하는 사람에게 더 실망을 주면 어떡하나 걱정은 됐지만 용기를 내어 말해 주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홍수 한 번에 다 떠내려가지. 아무리 강하여도 태풍 한 번 불면 다 날아가지. 하나님을 믿건 믿지 않건 모든 사람들에게 위기는 온다네.
홍수로 아니면 태풍으로 모양은 달라도 위기는 온다네. 믿음의 차이는 위기 전에 나타나지 않고 위기가 온 후에 나타난다네.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홍수가 나고 태풍이 불어도 남아있는 사람들이지.
하나님 눈에 성공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 보다 앞선 사람이 아니라 위기에 밀리지 않고 서있는 사람이지."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하며 나가는 청년에게 한 마디 더 던진다. "하나님이 평범한 사람을 위대하게 사용하는 방법이야."
# 090203_종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