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완의 교육현장] AP 몇개나 들어야 하나요?
“AP과목은 도대체 몇개나 들어야 좋은 건가요?” “학년별로는 AP를 몇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10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를 뒀다는 한인 학부모 L씨(페어팩스 거주)가 물어온 질문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기사나 칼럼을 통해 언급했음에도 불구, AP를 몇 과목 들어야 바람직한지 질문하는 학부모들이 여전히 많다. 기사는 기사고, 궁금증은 궁금증대로 여전히 증폭되는 모양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AP는 학생들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도전하는 것이 좋다’이다. 그리고 명문대에 도전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6개 과목 정도를 듣는 것이 좋다.
얼마전 본지와 인터뷰했던 존스합킨스대학의 입학국장 존 래팅(John Latting)은 고등학생이 AP과목을 10-12개씩 수강하는 것은 무리이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는 주장을 폈다. 스탠포드에서도 입학사정관을 오래 해왔던 그의 경험으로 볼때 6개 과목 정도면 충분하다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도 고교과정에서의 AP 수강은 5개 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 이상 듣는 것은 다소 ‘오버(showing off)’라는 지적이다.
즉, 대학들은 고등학교 10학년때 1과목, 11학년 2-3과목, 12학년때 2-3개 과목 정도의 AP를 소화했다면 도전정신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보는 것이다. 많은 AP를 수강, 공부에만 전념했던 학생이기보다는 적당한 양의 AP를 들으면서 그밖의 리더십 발휘와 클럽활동,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AP(Advanced Placement)의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AP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학사학위)와 함께 고교때 듣는 대학 수준의 과목을 지칭한다. 이는 대학입학 심사시 도전적인 학생을 판별하는 주요 조건으로 간주된다.
시험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는 AP시험 참여 학생수가 매년 급증, 지난해에는 160만명의 고교생이 총 270만번의 시험에 응시했다고 발표했다. 전국적으로는 한 과목 이상 AP 시험을 치러 합격점인 3점 이상을 보인 학생 비율은 15.2%(46만명). 2007년에는 14.4%, 2003년에는 12.2% 였으니까 해마다 고득점 학생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 고등학생들은 요즘 AP 과목을 몇개 정도나 듣고 있을까?
최고 수준의 학군을 자랑하는 워싱턴 지역의 경우 라우든 카운티가 학생 1인당 2.96과목, 페어팩스 2.95과목, 몽고메리 2.70과목을 듣고 있다. 학교별로는 토마스 제퍼슨고(TJ)가 7.57과목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알링턴 우드론고 5.2과목, 리처드 몽고메리고 5.1과목, 기타 대부분 3과목 안팎의 수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 평균치일 뿐 실제 명문대 진학을 노리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는 7~10개 이상에 달하는 것이 현실이다.
AP과목은 학기가 끝나는 매년 5월초 시험을 치른다. 단순 암기보다 개념에 대한 이해를 요하는 이 AP시험에서 5점 만점을 맞기란 그리 쉽지가 않다.
따라서 웬만한 고교 교사들도 해당과목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학생들의 AP과목의 수강을 말릴 정도. 이들 과목은 에세이에 대한 부담은 물론 공부하는 시간도 일반 과목보다 3배 이상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가뜩이나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11학년의 경우 AP과목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점을 잘 받아오던 자녀가 11학년때 까닭없이 죽을 쑤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과도한 AP 수강 때문일 공산이 크다. 특히 시간이 많이 투자되는 US History나 Boilogy, English Lang./Comp, Foreign Language 등을 겹치기로 듣고 있지는 않은지 따져봐야 한다. 너무 무리하게 잡혀진 과목은 학기초에 일반과목으로 바꿔 듣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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