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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공장' 도쿄돔의 비밀···'송풍기 36대+터널 바람 타고 외야 타구 5~10m 더 날아가'

관중석 상단의 송풍기 바람이 돔 천장 떠받쳐
터널 통해 유입된 외부 공기가 상승기류 형성
부채꼴 아닌 직선에 가까운 외야 펜스도 한몫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4번 타자 김태균(27.한화)은 2일 도쿄돔 훈련에서 광고판을 때리는 타구를 몇 번이나 쳐냈다. 한국 구장이었다면 비거리 140m짜리 장외홈런이다. 김태균은 전날 세이부 라이언스와의 평가전에서도 결승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밀어친 타구가 총알같이 비행하는 것을 보고 일본 기자들은 김태균에 대해 "이승엽(33.요미우리)의 후계자"라며 흥분했다. 거포들뿐만 아니라 중거리 타자들도 훈련 때는 대포를 펑펑 터뜨렸다.

그래서 도쿄돔은 '홈런 공장'이라는 닉네임이 붙어 있다. WBC 1라운드(5~9일)는 전 경기가 도쿄돔에서 열린다. 3년 전 이곳에서 이승엽의 홈런으로 일본이 침몰했듯 이번에도 매 경기 홈런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에어돔'의 비밀=도쿄돔 구장은 일본 유일의 공기부양식 돔이다. 관중석 상단에 설치된 송풍기 36대가 위를 향해 뿜어내는 바람의 힘으로 직물로 된 천장이 떠 있는 형상이다. 이 때문에 구장 안에서는 상승 기류가 발생해 타구가 잘 뜨고 외야 쪽으로 멀리 나간다. 다른 바람도 있다.

돔구장들은 대개 환기와 냉난방을 위해 지하터널(thermal tunnel)을 통해 외부 공기를 그라운드로 내보낸다. 선수들과 관중의 열기가 터널을 통해 들어온 바람을 데워 대류(뜨거운 공기가 상승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송풍기 바람에 터널 바람이 더해져 도쿄돔은 '홈런 공장'이 된다.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도쿄돔 외야 타구는 일반 구장에 비해 5~10m 더 날아간다는 게 선수들의 증언이다.

◆외야 펜스도 홈런 도우미=공기만 홈런을 돕는 게 아니다. 독특한 형태의 외야 펜스도 홈런을 돕고 있다. 도쿄돔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는 좌우 100m 중앙 122m로 제법 길다. 이는 일본 구장들 평균치에 해당하고 한국 구장들과 비교하면 잠실(좌우 100m 중앙 125m) 다음 가는 거리다.

일반적인 구장이 부채꼴 모양으로 외야 펜스를 만든 반면 도쿄돔 펜스는 양쪽 폴에서 가운데까지 거의 직선 형태다. 좌.우중간 담장까지의 거리는 약 110m로 상당히 짧다. 잠실구장의 경우 좌.우중간 담장까지의 거리는 120m 정도다. 대부분의 홈런 타구가 이 지점을 향하는 점을 감안하면 타자들에게 상당히 유리하다.

한편 도쿄돔의 관중석은 5만5000석이다. 잠실구장(3만500명)보다 훨씬 많다. 돔구장에서 관중의 함성은 더욱 증폭된다. 얼이 빠질 정도로 시끄러워 선수들의 긴장도는 극도로 높아진다.

한국 대표팀 28명 중 도쿄돔에서 처음 뛰는 선수는 절반이 넘는다. 이진영(LG) 등 2006년 제1회 WBC에 참가해 도쿄돔을 경험한 7명과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했던 SK 선수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임창용(야쿠르트) 등을 제외한 선수들은 생소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타구가 돔 천장 맞아도 '인 플레이'
도쿄돔 3개층 11개 출입문은 회전식…야구 경기 없어도 연중 이벤트 열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일본 도쿄돔을 찾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타구가 천장에 맞으면 어떻게 판정할까'일 것이다. 답은 '천장은 없는 셈 치면 된다'이다.

천장을 맞고 떨어진 공을 야수가 잡으면 아웃이고 그라운드에 떨어지면 인플레이다. 타구가 천장의 구멍으로 들어가거나 철근 사이에 박히면 2루타가 선언된다.

여느 돔구장은 천장에 스치기만 해도 홈런으로 인정하지만 도쿄돔은 아니다. 그러나 천장 한가운데(높이 약 43m)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때리면 홈런으로 인정된다. 1990년 랠프 브라이언트(당시 긴테쓰)가 처음 이곳으로 타구를 날려 ㈜도쿄돔으로부터 상금 300만 엔을 받기도 했다.

도쿄돔에는 밀고 당기는 문이 없다. 기압 유지를 위해 3개 층 11개 입구의 출입문이 모두 회전식이다. 상승 기류를 이용해 천장을 지탱하기 때문에 돔 내부 기압은 외부보다 0.3% 높게 유지된다. 출입문을 드나들 때마다 귀에 기압 차를 느낀다.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린다. 일본 최초의 프로 팀이자 최고 인기 팀인 요미우리의 홈구장인 데다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일본 스포츠 나아가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도쿄돔에는 야구 경기가 없어도 1년 365일 이벤트가 열린다. 미국프로농구(NBA) 경기가 96년 두 차례 열렸고 미국프로풋볼(NFL) 경기는 94.95년 개최됐다.

도쿄=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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