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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완의 교육현장] 학교 현장의 '치팅전쟁'

고교생들의 치팅(부정행위:Cheating)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에스 앤 월드리포트지에 따르면 시험시간중 최소 1회이상 부정행위를 했다고 응답한 고등학생이 전체의 64%, 남의 숙제를 베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8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의 첫번째 덕목으로 ‘정직’을 꼽는 미국에서 이는 아주 우울한 통계가 아닐 수 없다.

미국 학교에서의 치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시험시간중 행하는 부정행위와 집에서 남의 글을 베끼는 숙제 표절(Plagiarism)이다. 치팅은 과거에도 있었던 악습이지만, 특히 요즘같은 첨단시대에 와서는 그 수법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어 교육계를 긴장시킨다.

무선이어폰이 치팅 도구로 둔갑해 시험감독관을 감쪽같이 속이고 있으며, 인터넷에 범람하는 각종 논문들을 베끼는 ‘웹 정보 표절’도 위험수위다.

무선이어폰은 셀폰이나 MP3플레이어와 연결돼 있어 학생들은 이미 준비해놓은 내용을 귀로 들으면서 시험을 치르지만 교사들의 눈에는 이들 장비가 전혀 보이지 않으니 들킬 염려가 없다.

또 숙제 표절 방지와 관련해서도 특별히 고안된 터니틴닷컴(Turnitin.com) 사이트가 등장한지 벌써 오래다. 터니틴닷컴은 베낀 문장들을 찾아내 표절 여부를 판정해준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에 맞선 ‘Plagiarism-free’사이트가 나와 학생들에게 숙제를 해주고 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치팅기술(?)이 이 지경까지 되자 일선 교사나 교수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첨단치팅에는 첨단 적발수단으로 대응키로 하고 텍스트-매칭 소프트웨어나 웹캠 등의 적극 활용에 나서고 있다.

한편, 대학들도 신입생들을 뽑을 때 치팅·숙제표절 등 부정적인 과거 기록에 대해 갈수록 주목하고 있다. 300여 대학이 공통적으로 이용하는 입학지원서인 ‘커먼 어플리케이션(Common Application)’에는 고교시절 징계 기록에 대해 적도록 하는 란이 별도로 있다.

대학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학생의 도덕성이며, 부정시험 기록이 있는 학생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한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버지니아 거주 한 한인 대학생의 경우 무심결에 남의 과제물을 베꼈다가 교수로부터 해당 학점을 몰수당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주석 다는 것을 깜빡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그는 다른 대학으로 편입하고야 말았다. 평소 학교에 만연된 치팅이나 숙제 표절의 심각성을 너무 가볍게 봤다가 낭패를 당한 경우다.

요즘 학생들은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의 위키피디아나 무료 에세이 사이트 등에서 참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에는 사실상 신뢰도 낮은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이들 잘못된 정보를 무조건 베꼈다가 자칫 황당한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교사나 교수들의 지침에 충실하고, 그들이 권하는 사이트에서 신뢰도가 높은 웹 정보만을 검색해야 한다. 또 참조한 정보는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두는 게 좋다.

교육의 생명은 ‘정직’이다. 학교 현장에서의 치팅이나 표절은 가장 정직하지 못한 행위의 전형이다. 이같은 치팅 행위는 장래 부정직한 정치인이나 기업인을 만드는 구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후퇴하게 만들수 밖에 없다.

무심코 베낀 숙제 한문장, 한 문제 더 맞추기 위해 슬며시 가담했던 시험 부정행위가 얼마나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올 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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