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볼거리·즐길거리] 봄 새들과 친해볼까?
로빈·지빠귀 등 뒷마당 찾아와 '자녀들과 새 이름 익혀보세요'
새들은 잔디나 나무에 숨어 있는 벌레를 잡아 먹어 조경 관리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사람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자연의 소리를 들려준다.
이같은 새들은 워싱턴, 볼티모어 주택가 등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자녀들과 함께 새 이름과 새 소리를 익히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싶다.
해마다 봄이 되면 곳곳에선 백야드 새 종자 및 마리 수 세기 행사 등이 개최된다. 주말마다 버드 워칭(bird wachting)을 다니는 모임도 많다.
◇아메리칸 로빈(American Robin)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새다. 봄철에 워싱턴을 찾아오는 계절 새라고도 할 수 있다.
주로 잔디 밭에서 벌레를 잡아 먹는 시간이 많다. 배 부분이 짙은 노란색(약간 주황색)을 띄고 있으며 얼굴은 약간 펭귄을 닮았다.
암컷, 수컷이 번갈아 알을 품는 게 특징이다. 매와 같은 포식성 조류가 인근에 나타나면 작은 몸을 날려 오히려 경고를 하고 심지어 공격을 하기도 한다. 주로 단음으로 끊어지는 노래 소리를 낸다.
◇노던 머킹버드(Northern Mockingbird)
아메리칸 로빈과 함께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조류다. 수십 종류의 다른 새들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mocking(흉내내기)이라는 이름도 그래서 붙여진 것.
회색 몸통에 꼬리가 로빈 보다 길어 전체적으로는 로빈보다 커 보인다. 날개를 펼치면 하얀색 줄 무늬도 보인다.
보통 집 지붕 위나 높은 나무 또는 정원수에 앉아 봄철 짝짓기 때 노래를 많이 부른다.
한 새가 줄기차게 여러가지 소리를 내며 울고 있으면 십중 팔구 노던 머킹버드일 가능성이 높다. 때로는 ‘꽥’, ‘꽥’ 하는 매 소리도 낸다. 한국 말로는 지빠귀로 번역된다. 소설 ‘앵무새 죽이기’ 소재가 된 새이다.
◇노던 카디널(Northern Cardinal)
머리부터 꽁지까지 아름다운 붉은색(수컷)을 띠고 있어 가장 쉽게 구분되는 북아메리카 송버드(songbird)다. 머리 뒷부분에 삐져 나온 닭볓같은 털(crest)도 한 특징이다.
반면 암컷의 몸통 색깔은 약한 적갈색을 띠며 벌레와 과일을 좋아한다.
수컷은 자기 영역을 지키며 노래를 많이 부른다. 짝짓기 시즌이 되면 수컷이 암컷에게 씨앗 같은 먹이를 입에서 입으로 직접 넣어주기도 한다.
◇머닝 도브(Mourning Dove)
집 주변에서 자주 발견되는 대표적인 비둘기. 한국 도심에서 보이는 비둘기 보다 작고 색깔은 갈색 계통에 날개에 짙은 점들이 있다.
아메리칸 머닝 도브 또는 레인 도브(Rain Dove), 캐롤라이나 피존 등으로 불린다. 북미 조류 중에서 숫적으로 가장 많고 넓게 퍼져 사는 대표적인 새다. 연간 사냥 등으로 7천만마리나 포획되지만 아직 멸종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한 쌍이 보통 6개의 알을 낳아 번식하며 ‘우-우’소리를 낸다. 날개짓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날기 시작할 때와 착륙할 때 푸드덕 하는 소리를 낸다. 이런 소리는 아메리칸 크로우(까마귀) 처럼 몸통이 적어도 20인치는 되어야만 낼 수 있다고 보면 맞다.
암컷과 수컷이 함께 알을 까서 새끼를 부양한다. 주로 나무의 씨앗을 먹는다.
◇검은 머리 치커디(Black-Capped Chickadee)
집 주변에서 참새만큼 흔하게 보이는 새다. 머리 윗부분이 새까맣다. 이와 달리 참새는 한국 참새와 비슷해서 온몸이 갈색이다. 검은 머리 치커디의 행동은 참새와 비슷하다.
갑자기 날아와 신속하게 먹이를 먹고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와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렇지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조류의 하나로 손바닥에 먹이를 놓으면 다가와서 먹기도 한다.
북 아메리카에서 가장 흔하고 사랑받는 새의 하나며 백야드에 버드피더(birdfeeder:새모이통)를 설치하면 많이 찾아 온다. 크기는 약 5인치 정도. 암컷 수컷의 겉모양은 똑같다.
◇레드 헤드 우드페커(Red-headed Woodpecker)
딱따구리는 한국에서 무척 귀한 조류지만 워싱턴, 볼티모어 주택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종류는 머리가 붉은 레드 헤드 우드페커다.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뚫고 그 안에 벌레, 열매, 씨앗 등을 저장한다. 주택가 펜스에 구멍을 내기도 한다.
봄철에 많아지는 메뚜기는 우드페커의 좋은 먹이감이다. 우드페커의 둥지에 가장 많이 잡혀온 먹이감이 바로 메뚜기다.
크기는 머닝 도브 보다 조금 작은 약 9인치. 주변의 다른 새들을 공격해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습성이 강하다. 다른 새 둥지에 있는 알을 밀어내거나 둥지 자체를 부수는 공격성 기질도 보인다.
◇아메리칸 골드핀치(American Godlfinch)
카디날이 강한 붉은 색으로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새라면, 아메리칸 골드핀치는 몸통 전체가 노란색이어서 쉽게 식별된다. 머리와 날개 끝부분만 검은색이다. 암컷은 올리브 색깔이다.
크기는 5인치 미만으로 작은 편이며 버드 피더나 낮은 정원수 속을 파고 드는 새다. 엉겅퀴(Thistle)를 가장 좋아하며 주로 씨앗을 찾아 다닌다.
‘체-치-치-치’하는 노래소리를 내는데, 사람들은 이를 ‘퍼-치-오-리’ 또는 ‘포-테이-토-칩’으로 장난끼 있게 해석하기도 한다.
◇터키 벌쳐(Turkey Vulture)
집 주변이나 도로 주변에서 저승사자 처럼 검은 큰 새가 음침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거의 십중팔구 ‘터키 벌쳐’다. 온 몸이 독수리처럼 길고 큰 날개를 망토처럼 늘어뜨리고 있으며, 얼굴은 붉은 색 터키 처럼 생겼다.
도로 주변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사슴을 노리는 새들이 있다면 아메리칸 까마귀, 독수리, 수리와 함께 바로 이 ‘터키 벌쳐’들이다.
크기는 30인치가 넘으며 암컷이 수컷보다 조금 더 크다. 보통 소리를 잘 내지 않지만 포식성 조류 답게 ‘히-스’ 하는 소리를 내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북아메리카에서 마릿수가 많이 늘어 집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송훈정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