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스토리] 그들만의 리그
류기열/카운슬락 파트너스 파트너
총 규모 1조달러 규모의 부실 자산를 은행으로부터 매입하기로 되어있는 이번 방안은 FDIC가 은행으로부터 매각을 원하는 부실 자산을 파악하여 경매를 통해 민간 투자자들에게 판매를 하게되는 것이 골자다. 민간 투자자는 부실 자산 구매에 필요한 자금의 85%까지를 FDIC의 보증을 통해 융자를 받고 그 나머지를 정부와 민간 투자가가 반반씩내게 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즉 융자 및 정부 투자 대 민간 자기자본 비율이 92:8로서 지금까지 경제를 망가뜨린 원인 중의 하나인 과다 대출(Over Leverage)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 이 경매에 나오는 부실 자산은 대부분 많은 부실 자산이 한데 뭉쳐진 론 풀(Loan Pool)의 형태가 될 터인데 그 자금 규모등으로 미루어 볼 때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민간 투자자란 뻔한 것이어서 대규모 자금 동원이 가능한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그리고 프라이빗 헤지 펀드 등이 주역이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이자 뉴욕타임즈의 컬럼리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월요일 그의 컬럼을 통해서 이번 정리안은 이미 부시 행정부가 지난 가을 제시했던 'cash-for-trash'(우리말로 하면 쓰레기에 돈 쏟아붇기 정도)를 재생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자산 가격이 오르면 투자자들은 큰 이익을 볼 것이며 만약에 가격이 떨어지면 투자 지분이 극히 적기 때문에 투자를 포기할 것이라고 지적 이번안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말로는 정부와 민간 투자가가 이익과 위험을 나눈다고 하지만 결국은 세금을 가지고서 투자자들 좋은 일만 시켜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면 결국 이 투자자들의 면모라는 것이 지금까지 파생 상품등에 무리한 투자를 하므로써 경제를 망쳐온 투자자들의 면모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금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장본인들이 다시 투자자가 되어 피땀흘려 낸 세금으로 조성된 구제 자금을 통해서 또 막대한 이익을 별 위험 부담없이 노릴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를 망가뜨린 크레딧 디폴트 스왑(Credit Default Swap)팀에 지불한 엄청난 액수의 보너스에 대해 AIG의 CEO는 다른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재능있는 사람들에게 경쟁력있는 보수를 줘야 한다고 의회에서 증언했다고 한다.
일반 기업이 망하면 그 회사에 속한 사람들은 물론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도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데 윌스트리트는 도대체 무슨 경쟁을 하기에 회사를 망가뜨린 재능을 그렇게 높이 사는 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라도 가이스너를 비롯한 경제팀이 모두 이런 월스트리트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지만 결국 이번에도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를 정말 너무나 많은 기대와 희망을 안고 출발한 이 정부에 바래본다.
▷문의: (310)776-716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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