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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때 희망을 쏘다…김연아는 '제2의 박세리'

Los Angeles

2009.03.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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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렵다던 '피겨' 개척 '김연아 키즈' 탄생 예고
붉은 드레스에 걸린 금메달에 눈물이 떨어졌다.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김연아는 눈물을 흘렸다. 어느 때보다 느낌이 달랐다고 했다. 한국사람 모두가 그랬다.

한국 여성이 피겨스케이트라는 종목에서 금메달을 딸 줄은 아무도 상상도 못했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체형이 뒷받침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피겨는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 미국의 낸시 케리건, 우크라이나의 옥사나 바이울, ‘그들만의 리그’라고 여겼다.

하지만 김연아는 고정관념을 부숴버렸다. 그녀의 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한복의 우아한 선과 한옥 처마의 멋이 녹아있었다.

스텝과 턴이 이어지는 곡선의 아름다움, 점프하며 치솟는 직선의 강력함, 그리고 절정의 표정은 완벽했다. 세계 최초로 200점을 넘는 ‘클래식’이었다.

공교롭게 대한민국이 경제위기 앞에 힘들때면 한국의 여성들이 성역으로 여겨졌던 종목에서 우승을 알리면서 희망과 용기를 줬다.

11년 전 US오픈에서 박세리의 맨발투혼 샷은 IMF 그늘에서 한숨쉬던 한국인에게 꿈을 던졌다.

그 장면을 보고 자란 한국과 해외 한인사회의 ‘박세리 키즈(kids)’는 이후 LPGA를 한국 텃밭으로 만들었다.

이젠 김연아가 개척자로 나섰다. 이번 세계선수권과 내년 초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장면을 보고 자라는 ‘김연아 키즈’는 한국의 또 다른 텃밭을 예고한다.

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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