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완의 교육현장] 미국 학교에서의 문화충격
미국 학교에서는 한인 이민자가 이해못할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되는 한인 이군(4학년)의 이야기다. 이군 부모는 어느날 교사로부터 학교를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 궁금해하며 학교를 찾은 이군 부모에게 교사는 “이군이 학교 룰을 어겼으니, 부모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부모는 아이가 무슨 큰 잘못을 한 줄 알고 가슴이 두근거렸는데, 알고보니 아이가 혼자 화장실에 갔다는 거다.
화장실에 혼자 간 것이 뭐 그리 큰 잘못인가. 좀 의아했다. 이군의 부모는 미국 초등학교가 아이들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2인1조가 돼 화장실에 가도록 하는 규칙을 몰랐다.
또 다른 케이스의 김군은 감기가 걸려 집에서 복용하던 아스피린을 학교에 가져갔다가 곤욕을 치렀다. 복도에서 무심코 약을 먹다가 교사에게 적발된 것.
미국 학교 규정에 따르면 의사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물, 즉 비처방 약물(아스피린, 타이레놀, 애드빌 등 포함)에 대해서도 학내 소지가 금지된다. 김군은 부모의 애절한 편지와 관계자 면담이 이뤄진 후에야 겨우 정학을 면할 수 있었다.
조기유학 온 최군의 경우는 한국에서의 잘못된 습관이 트러블을 일으킨 케이스. 최군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학급 친구들의 어깨를 자신의 어깨로 툭툭 부딪치는 버릇이 있었다. 이 경우도 그의 부모가 학교측에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나서야 해결됐다.
미국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놀때 몸에 손을 대거나 손으로 툭툭 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이같은 행동은 우리에게 별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절대 금물임을 알아야 한다.
전모양은 초등학교 영어시간에 ‘Grandmother’라는 단어를 활용해 글짓기를 하다가 장난기가 발동, ‘My Fat Grandma’라고 썼고 담당교사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 전양은 학내에선 비록 장난으로라도 ‘Fat’같이 저속한 언어를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물며 무기소지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미 학교법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칼(심지어 면도칼, 손톱소재용 칼도 포함)이나 총기, 총기와 유사하게 생긴 물건을 학내에 반입할 경우 그 자체로 ‘무기소지’로 간주된다.
처벌은 거의 모든 학교가 퇴학 또는 그에 준하는 정학을 내린다. 페어팩스 등 워싱턴 일원의 학교들도 거의 예외없이 학교 차원에서 정학을 내린뒤 청문회를 열어 퇴학을 결정한다.
몇해전 페어팩스의 한 한인 학생도 친구의 부탁으로 잠시 권총을 자신의 라커에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목격한 다른 학생의 신고로 학교측에 적발된 바 있다. 또 한인 중학생이 휴대용 칼을 학교에 무심코 가져왔다가 퇴학을 당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학교가 ‘안전’을 강조 또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관용불가주의(Zero tolerance)’ 때문이다. ‘제로 톨러런스’는 지난 1990년대 콜럼바인고 총기난사 사건 등 학내 폭력 문제가 극에 달하면서 각 주별로 도입한 제도다. 사소한 학내 규정 위반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되는 공립학교 한인학생들과 1.5세, 2세 한인학생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내용인 즉슨, 한인 1.5세 2세가 주축이 된 미국문화권(Twinky:속에 흰 크림이 들어있는 누런 빵)과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되는 한국문화권(FOB:Fresh off Boat)’간에 문화적 충돌을 빚고 있다는 것.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되는 학생들은 학내에서 한국말을 쓰면서 후배 학생들에게 형·언니 등 존칭을 요구한다. 반면 1.5세 2세들은 왜 우리가“형·선배”로 불러야 하느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다민족 문화로 이뤄진 미국 학교에 적응하기도 바쁜데, 1세 2세 학생간에 문화갈등이라니. 미국 교사들마저 우려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다고 한다.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는게 우선이다. 학생들의 문화충격에 대해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알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어느정도나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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