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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퀸' 김연아, 경제적 파워는? 국가브랜드 '후광효과' 수천억원

Los Angeles

2009.04.0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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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한국 각인…수출 주도형 한국 큰 선물
불황속 희망의 메시지 '돈으로 따질수 없어'
한국 스타에서 월드 스타로 일거에 올라섰다. 한국에서 '김연아'란 이름으로 유명했던 그가 이젠 'Yu-Na Kim'이란 이름으로 해외에서도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게 됐다.

'김연아 브랜드'가 상한가를 치면서 폭발력을 더해가고 있다는 말이다. 김연아가 창출하는 경제효과는 그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기업들을 뛰어넘어 한국이란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불황 속에서 고생하는 국민에게 선사한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커다란 업적이 아닐 수 없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김연아 브랜드 파워'의 실상을 짚어 본다.

◇글로벌 스타로 화려한 변신

당장 김연아에 대한 한국과 해외의 대접과 평가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난달 31일 그는 대한항공 KE018편의 1등석을 타고 귀국했다. 1등석은 처음이었다. 김연아의 스포츠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B스포츠 관계자는 "해외 전지훈련을 많이 다녔지만 1등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챔피언 보너스로 봐 달라"며 웃었다.

입국장 주변은 수백 명의 환영인파와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김연아는 VIP 통로로 공항을 빠져나왔다. 경호원들과 함께 외교관 전용 출구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도록 배려를 받았던 것.

인천국제공항공사 김영준 의전실장은 "장관급 예우로 김연아 귀국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공항 관계자는 "절대비교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어떤 스포츠 스타보다 많은 환영 인파가 몰렸다"며 "그만큼 김연아가 국민에게 큰 기쁨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일 열린 월드컵 예선 남북한전에서도 VIP석에 앉아 응원했다. 하프 타임 때 장내에 나와 인사와 함께 태극전사들을 격려했다.

2일 고려대 새내기로 학교에 처음 등교한 그에게 학우들의 환호가 터졌다. 이기수 총장이 직접 접견하고 격려했다. 이날 입었던 김연아의 '새내기 패션'이 네티즌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 정도다.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 '효녀' 노릇

최대 수혜자는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다. 정확한 추계는 할 수 없지만 수천억원 가치에 이르는 국가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각지에 진출했던 굴지의 한국 기업이나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미처 해내지 못한 일을 어린 김 선수가 해낸 것이다.

김연아는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자 감격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금메달을 받은 후 태극기를 등에 걸치고 빙판을 돌며 인사했다. 이를 통해 '김연아=대한민국'이란 이미지가 세계인들에게 널리 각인됐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선진국 안방에 생방송으로 중계됐기 때문이다. 문화의 힘 스포츠 마케팅의 위력을 실감케 해주었다.

홍성태 한양대 교수는 "영국 하면 베컴 러시아 하면 샤라포바가 떠오르는 것처럼 김연아가 한국이란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에 미치는 '후광효과'는 수천억원 대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이 '김연아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로 확대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진단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원은 "이번 우승으로 김연아는 한국 스타에서 월드 스타로 도약했다"며 "월드 스타 김연아는 한국과 한국인만이 가진 문화.사회적 '소프트 파워'를 한층 높여 주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우승은 또 글로벌 경제위기를 수출로 돌파해 나가야 하는 대한민국과 우리 기업들에 크나큰 선물이 된다. 안 그래도 지난 1월 22일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초대 위원장을 맡은 어윤대(64) 전 고려대 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서 사랑 받는 한국을 만들어야 국가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고 했다. 그는 "미국 안홀트에서 국가브랜드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 국가브랜드는 50개국 중 33위에 그쳤다. 세계 13위 경제 규모에 비하면 매우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김 선수의 쾌거야말로 이런 관점에서 커다란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후원·광고 업체 10여개…'연아 특수' 대박
◇후원·광고업체들 덩달아 큰 재미
= ‘김연아 브랜드’가 상한가를 치자 수많은 관련 기업도 덩달아 재미를 보고 있다. 후원이나 김연아 광고를 내보내는 기업들이 불황 속에서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회사 브랜드 이미지가 동반 상승하면서 매출도 쑥쑥 올라가는 즐거움을 누린다. 각종 특판행사로 ‘연아 특수’를 노리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불황도 김연아 신드롬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고마워요! 연아 특수’란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현재 김연아는 현대자동차, KB국민은행, 나이키 등 3개사와 공식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광고 계약을 맺은 기업은 삼성전자, LG생활건강, P&G, 매일유업, 아이비클럽 등 10여 개 브랜드. 뚜레주르와 J. ESTINA는 김연아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김연아가 광고하는 저지방 칼슘 우유 매출이 작년 대비 9배 이상 뛰었다”며 “매출 증가로만 따져도 광고비에 비해 수십 배 이상 효과를 누린 셈”이라고 말했다. 역시 김 선수가 모델로 등장하는 삼성전자의 하우젠 에어컨 판매량도 광고 전보다 4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한때 광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탤런트 이영애와 비교해 ‘김연아의 하루’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김연아가 출연하는 각종 CF 스토리만 엮어도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생활을 묘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연아가 연령과 성별을 넘어 국민적인 인기를 끌자 광고계의 러브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한 해 40억원 상당의 광고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연아의 광고 단가가 앞으로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도 벌써 흘러나온다.

물론 선수생활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광고계약을 하겠지만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들의 ‘러브콜’도 전해지고 있다.

IB스포츠의 담당 이사는 “이번 우승으로 당장 북미·유럽 지역의 해외 인지도가 급속히 높아졌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를 중심으로 김 선수가 나오는 광고를 북미지역 등으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나 대륙이 추가되면 계약금이 최소 2~3배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김연아는 ‘세계 최고의 명품이 세계를 움직인다’는 말을 실증해 보였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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