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토크] 쉐리(sherry)
쉐리(Sherry)는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에 위치한 카디스(Cadiz)주의 ‘헤레스 데라 플론테라(Jerez de la Frontera)’ 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백포도주이다.쉐리라는 명칭은 헤레스 데라 플론테라의 거리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스페인어 헤레스(Jerez)가 영국에서 세레스로 불리고, 세레스의 어미 ‘스’를 복수형으로 생각해서 단수형으로 쉐리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쉐리의 원료가 되는 포도는 팔로미노(Palomino)와 페드로 히메네스(Pedro Ximenez)라는 당도 높고 알이 작은 품종이다.
스페인에서는 매년 9월 포도 수확기에 명물인 쉐리 축제가 성대히 거행된다. 원료인 포도를 큰 탱크에 넣고, 가벼운 복장을 한 남자가 장화 밑에 경사지게 못을 친 특수 나무 신발로 포도를 밟아 으깬다.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남자 한 사람의 체중이 포도의 씨를 상하지 않게 하고 과즙만을 짜내기에 적당한 무게이다. 씨를 상하게 하면 씨 안의 타닌 성분이 섞여지므로 이 방법을 사용한다.
밟아 으깬 포도액에 ‘이에소’라는 모래를 섞는다. 이 모래에는 쉐리를 발효시키는 플로르(Flor)균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이에소 모래는 헤레스 데라 플론테라 부근에서 대량 생산된다.
물론 최근에는 자동화하여 기계로 포도를 압착하고 있지만, 그 경우에도 발로 으깬 포도즙을 블렌딩하여 발효시키고 있다.
이에소 모래에는 황산 석회와 탄산 석회가 섞여 있는데, 이 모래를 포도즙에 첨가함으로써 와인에서 주석산이 유리된다. 그 유리 주석산과 알코올이 결합하여 산성 주석산염이나 다른 에테르류가 생성되어 쉐리 특유의 향기를 지니게 된다.
이에소를 더한 포도액을 그대로 두면 2~3주 후에 제1차 발효가 끝나므로 다른 술통으로 옮긴다. 여기서 3개월 정도 걸려 제2차 발효를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 와인 액면에 플로르균이 생긴다. 여기서 비로소 쉐리의 감정이 행하여진다. 특별히 성과가 좋지 않은 것은 증류하여 브랜디로 한다. 또 알코올 분이 낮은 것에는 브랜디를 가한다. 테스트에 합격한 쉐리는 다시 1년 정도 숙성시킨다.
이다음 쉐리의 독특한 솔레라(Solera) 시스템이라는 방법을 취한다. 솔레라란 기초 또는 토대라는 뜻이며, 쉐리를 숙성시키는 동시에 정교하게 블렌딩하는 방법이다.
솔레라는 통에 겹쳐 쌓은 계층(에스컬러)으로 구성되며, 위에서부터 제1단, 제2단, 제3단 등으로 되어 있다. 숙성된 쉐리를 제1단째 통에서부터 차례로 넣고, 맨 아랫단부터 술을 꺼내 출하한다. 상질의 쉐리는 14에서 15의 에스컬러로 되어 있지만, 보통 것은 3, 4 에스컬러로 충분하다.
쉐리의 알코올 도수는 15~22% 사이이다. 대신 당의 함량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난다. 당도에 따라 쉐리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의 타입으로 나누어진다.
▶피노(Fino): 소레라의 14나 15 에스컬러로 구성된 최상급 쉐리로 발효 시 플로르 이스트가 통 위에 떠서 산소와의 접촉을 줄인다. 맛이 상쾌하고 드라이해서, 식전 술로 사용된다.
▶만자니야(Manzanilla): 스페인 Sanlucar de Barrameda 항구 부근에서 생산되는 피노 쉐리로, 숙성 시 시멘트 탱크에 넣고, 다른 것과 달리 브랜디를 첨가하지 않는다. 색깔이 엷고 맛이 드라이하다.
▶아몬티야도(Amontillado): 피노급의 와인을 노숙(老熟)시킨 것으로, 스페인 코르도바(Cordoba)주의 몬티야(Montilla) 마을의 와인을 닮은 대서 유래한다. 플로르균 아래서 발효하다가 나중에 공기에 노출한 것으로, 피노보다 색이 진하고 덜 드라이하다.
▶오로소로(Orosoro): 피노나 아몬티야도보다 숙성 시 공기 노출이 많아서 이들보다 색깔이 진하고 와인 맛이 리치하다. 디저트용으로 많이 쓰인다.
김창수 / CPA·KEB하나은행 USA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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