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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칼럼] 청소년기와 자아 개념 발달

청소년기 연구에서 발달심리학자들이 관심 있게 보는 주제 중의 하나는 자아 개념 발달에 미치는 사회, 문화적인 영향이다. 이는 심리학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연구를 출발점으로, 그의 궤적을 따라 진행되어 온 연구들을 통해 잘 정립되어 있다. 자아 개념 및 정체성 발달에 관심이 많은 필자에게 이러한 연구 및 이론들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본 칼럼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개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독립적 자아(Independent self)’와 ‘상호의존적 자아(Interdependent self)’의 구분이다. 독립적 자아란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 속에서 성장하는 사람들이 형성하는 자아 개념이다. 이는 개인의 능력, 성격, 신념 및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상호의존적 자아는 집단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에서 성장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상호의존적 자아는 자신이 속한 그룹의 구성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 및 자아를 발견하는 것을 큰 특징으로 한다. 타인에 대한 끊임없는 의식이 자아 개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이다. 한국은 집단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이며, 한국인에게는 상호의존적 자아가 지배적이다.

둘째, ‘현실적 자아(Actual self)’ 및 ‘이상적 자아(Ideal self)’의 구분이다. 현실적 자아는 ‘현재 내 모습 그대로의 나’이고 이상적 자아는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이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Carl Rogers)에 따르면, 현실적 자아와 이상적 자아의 차이가 작을수록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는다. 다시 말해,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 경우의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가 큰 것으로 보고된다.

자아 개념 및 정체성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는 청소년기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주변 사람과 주위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를 잘 설명하는 용어로, ‘상상 속의 관중(Imaginary audience)’이 있다. 말 그대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관중으로, 이는 아이들을 ‘모든 사람이 나만 보고 있는 것 같아’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게 한다. 본인의 외모 및 작은 행동 하나에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행동한다. 아이들이 얼굴에 생기는 아주 작은 여드름 하나에도 지나칠 만큼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이 시기 아이들의 자의식(Self-consciousness)은 극대화된다. 여기에, 한국인에게 상호의존적 자아를 형성하게 만드는 사회, 문화적 특성을 더해 본다면, 청소년기를 지나며 자연스레 체면 문화나 자기 포장의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음은 충분히 추측 가능하다.

자아 개념 연구는 인간 발달 및 행복한 삶의 기준과 그 결과물을 예측함에 있어, 그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뿌리 깊은 집단주의 가치 기반의 사회에서 상호의존적 자아를 형성하기 쉬운 것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적잖이 보여지는 자신의 실제 모습이 아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행동과 노력, 그리고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한 이상적 자아의 포장으로 대변되는 문화는 매우 안타깝다. 아이들의 건강한 자아 개념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다면, 어른들이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김현경 / 호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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