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천사와 악마' 주연 톰 행크스, '고민하고 탐구하는 역할 흥미로워'

종교 미스터리 '다빈치 코드' 시리즈
500년 역사의 비밀 밝히는 '두뇌영웅'
성당·광장 웅장한 세트 재현도 볼거리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자화상이 궁금하면 톰 행크스(53)의 필모그래피를 보라. 사회 병리를 온몸으로 앓으면서도('필라델피아'.1994) 희망의 끈을 잡고 줄달음쳤다('포레스트 검프'.1995).

사랑에 번뇌하는 한편('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달 착륙('아폴로 13호'.1995)과 베트남 전쟁의 회한을 곱씹었다. 그 속엔 자신과 타인을 구원하는 것은 초인적 재능이 아니라 '세상은 살 만하다'는 믿음이라는 속삭임이 관통하고 있다.

이번에 그런 믿음은 가톨릭의 성지 바티칸 한복판에서 메아리친다. '다빈치 코드'(2006)를 잇는 신작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서 그는 위기에 처한 바티칸을 구하는 종교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을 연기했다.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크고 활달한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했고 "시리즈의 다음 영화에도 출연할 건가"라는 질문에 "다음에도 나흘간 도쿄에 머물 기회가 있다면"이라고 답해 웃음과 함께 터져나온 박수를 받았다.

한국 기자들과 따로 함께 한 간담회에서도 "언제나 선한 이미지"라는 말에 과장되게 고개를 끄덕이는 등 시종 농담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초인 아닌 현실적 탐구자= 영화는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팔린 댄 브라운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 신형 위험물질인 '반물질'을 손에 넣은 반(反)가톨릭단체 일루미나티가 교황 후보 4명을 납치.살해하는 위기 상황이 배경이다. 랭던교수는 물리학자 비토리아 베트라(아예렛 주어)와 함께 5시간 내에 음모의 원흉을 밝혀내야 하는 임무를 짊어졌다.

3년 전에 비해서 이마가 한결 훤해진 톰 행크스는 랭던을 가리켜 "기호학.건축.예술사에 정통해 있고 비밀 세계와 현실 세계 양쪽을 잘 아는 탐구적인 인간"이라고 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늘 분석하는 사람이죠.'다빈치 코드'에선 학구적이었지만 이번 영화에선 바티칸 군중의 운명이 달렸기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요. 세상에 대한 이해나 행동 태세가 발전한 거죠."

론 하워드 감독도 랭던을 "복잡한 현대 사회의 문제에 노출된 현대적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켜켜이 쌓인 역사의 층에서 구원의 실마리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얼핏 인디애나 존스가 연상되지만 액션이 주로 두뇌 속에서 벌어진다는 게 차이점. "뛰어난 액션을 보여주지도 않고 몸싸움을 하다가도 나가떨어지는 현실적인 인물이죠. 전 수퍼히어로적인 것엔 매력을 느끼지 않아요.

현실적인 인물이 위기를 극복해 가니까 더 흥미롭답니다."

▷웅장한 세트.평이한 스릴러= 비공개로 진행되는 콘클라베(교황선출의식)와 '반물질' 폭발 순간의 바티칸 광장 등 영상으로 옮겨진 볼거리는 화려하다. 특히 시스티나 성당과 산 피에트로 성당 나보나 광장 등 주요 사건 현장을 재현한 세트는 규모와 정교함이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로마 촬영에 반감을 드러냈던 바티칸 언론도 정작 영화를 보고선 "별로 해 될 게 없다"고 했을 정도로 쟁점이 뚜렷하지 않은 편.

이에 대해 행크스는 "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를 다 담는 대신 현실적인 갈등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종교와 과학의 대립이라는 소설의 주제를 따르면서도 내밀한 정치에 더 집중했어요. 테러와 폭력을 부르는 악은 어디에서 초래되는가가 랭던이 당면한 진짜 문제 아닐까요."

"언제나 선한 캐릭터를 맡는 것 같다"는 말에 그는 "'그린 마일'에서도 사형 집행 간수 폴을 맡는 등 캐릭터의 선악은 가르기 쉽지 않다"며 "다만 뻔한 악역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고민하고 탐구하는 인간을 역할하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갈릴레오의 비밀책자와 베르니니의 조각상 사이를 헤매는 '두뇌 영웅'은 확실히 인디애나 존스에 비해 밋밋하다. 하지만 론 하워드 감독이 말하는 바 그것이 "현대적 위기에 대처하는 영웅의 자세"라면 과거의 유산을 안고 긴장한 채 두리번거리는 랭던 교수에 톰 행크스 이상 적역은 찾기 어려울 듯하다.

도쿄=강혜란 기자
■천사와 악마는…'납치된 교황 후보 4명을 구하라'


세계 최대의 과학연구소 ‘CERN’(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으로부터 살인 사건과 관련된 암호 해독 의뢰를 받은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그는 사건 현장에서 현존하는 에너지원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반물질’이 도난 당해 로마 바티칸에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반물질을 개발한 과학자 베트라의 사체에서 18세기에 사라진 비밀 결사대 ‘일루미나티’의 상징을 발견하게 된다.

일루미나티는 1776년, 과학의 위상을 높이고자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등 계몽주의 시대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했으나 카톨릭 교회의 탄압에 의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밀 결사대.

랭던은 반물질과 얽힌 이 모든 사건이 부활한 일루미나티가 카톨릭 교회에 복수하기 위해 일으킨 것임을 알아차리고, 베트라의 딸 비토리아(아예렛 주어)와 함께 교황청을 구하기 위해 로마로 향한다.
한편, 로마 바티칸에서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고대 의식을 앞두고 유력한 교황 후보인 4명의 추기경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과거 일루미나티를 탄압했던 카톨릭에 복수하기 위해 추기경을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하겠다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이제 랭던은 수많은 군중을 위협하는 반물질을 찾고 추기경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500년 동안 감춰져 있던 거대한 비밀을 풀어야만 한다.
백종춘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