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완의 교육현장] 갈수록 중요해지는 고교생 인턴십
방학을 앞둔 요즘, 고교생 자녀들 둔 부모들은 자녀의 인턴십 찾기에 한창이다.관련 정보를 찾기 위해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한편, 학교 커리어센터나 카운슬러에게 전화를 건다.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의 기사를 꼼꼼히 다시 찾아 그들이 거쳐간 인턴 기관을 노크해 보기도 한다.
이처럼 너도 나도 인턴을 한다며 난리이지만 정작 인턴으로 받아준다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인턴에 대한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 반해 경기침체로 예산이 줄어든 인턴 제공 기관들이나 기업들이 문호를 자꾸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버지니아주 한 고교에서 열린 입학사정관 미팅때 하버드대 입학사정관도 ‘대학입학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가운데 두번째로 인턴기관에서 행한 리서치를 꼽아 인턴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 바 있다. 지금까지는 대학입시가 학업능력과 특별활동, 추천서 등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인턴 경력이 큰 비중으로 부상할 태세다.
따라서 특히 입시가 코앞에 닥친 11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월터리드 병원에서 한달간 인턴을 했던 김 모군(11학년). 그는 올해도 과학분야 인턴을 지속하기 위해 명망이 높은 인턴기관으로 알려진 SEAP(Science and Engineering Apprenticeship Program)과 국립보건원인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등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잇단 거절 편지에 사기마저 죽었다. 주변에 들어보니 학교 동료들도 상당수가 불합격했단다. 인턴 기관들은 거절 편지를 통해 “올 운영 예산이 크게 줄면서 고교생 인턴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미안함을 표시한다.
인턴을 구하기가 이처럼 하늘의 별따기가 된 또 다른 이유로는 폭증하고 있는 고교생들의 인턴 수요 때문이다.
그러면 대학생의 경우는 어떨까. 하버드대 재학중인 김 모군은 “대부분 학생들이 방학때 인턴십에 참가하는데, 올해는 기업들의 예산 동결로 인턴 자리가 크게 줄었다”면서 “방학을 겨우 1주일 남겨놓은 상황인데도 아직 인턴을 구하지 못한 1~2학년 학생들이 태반에 이른다”고 말한다.
인턴십은 원래 대학생들이 취업전 현장 경험을 쌓으며 세상을 배우는 제도다. 그래서 ‘세상을 배우는 일터’로도 비유된다. 그러나 지금은 이같은 인턴십이 고교생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러니 인턴 자리는 더욱 품귀현상을 빚을 수 밖에.
대학들은 신입생을 뽑을 때 ‘준비된 학생’을 원한다. 물론 고교 4년간 이룩한 높은 성적과 시험결과도 중요하다. 하지만 생생한 생활 현장을 배우거나 실제 과학 리서치에 참가하는 ‘인턴십’이야말로 학생들로 하여금 세상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갖게 하기 때문에 대학들이 특히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턴십에 참가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첫번째로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나서라는 것이다. 꼭 일하고 싶은 회사나 기관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문을 두드려라. 설령 자신이 원하는 데가 안되더라도, 그곳에서 유사한 기관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인턴직을 구하고 있지 않다면 책임있는 사람을 찾아가 자신이 인턴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밝히고 해당 회사나 단체에 전혀 손해될 일이 아님을 설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기억할 일은 인턴은 정식직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론 직원들이 기피하는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단 인턴직을 구했다면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 되도록 질문을 많이 던지고 자신이 맡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자신을 지도할 사람은 누구인지, 혹은 이전에 인턴으로 일했던 사람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해야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학입시 때문에 인턴의 성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인턴은 기다린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먼저 찾아나서는 용기와 열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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