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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완의 교육현장] 자녀교육은 '예술' 이다

교육세미나를 개최하다 보면 학부모들이 보이는 반응이 제각각이다. 어떤 부모는 성공한 강사들의 세미나 내용이 자기 자식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체념하는가 하면, 어떤 부모는 어떻게 하면 강사의 성공 스토리를 본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

특히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연사로 나와 특별활동이나 경시대회 출전 경험을 이야기할라치면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학부모들의 의욕이 반짝반짝 거린다.

이처럼 부모들은 교육세미나에 참석, 열심히 연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를 자기 자녀에게 적용시키려 한다. 타인의 성공 스토리는 때때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대학 진학이 코앞에 닥친 고교생들의 경우 선배들이 거쳐간 특별활동이나 자원봉사, 인턴십의 이름이야말로 대단히 중요한 정보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 부모님들이 간과해선 안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칫 화려해 보이는 남들의 경험을 무조건 쫓아해선 안된다는 사실이다. 남들의 경험이 시중에서 박리다매되는 기성복처럼 자기 자녀에게 꼭 맞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본사 주최 교육박람회에서 기조 강연을 한 전혜성 박사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는 가정에서의 부모 역할을 설명하면서 “자녀교육은 공식대로 딱 떨어지는 과학이 아니다. 이웃의 아이와 내 자식 경우가 똑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가치관이 다르고 그들 삶의 의미가 달라 흔히 예술(Art)에 비유된다”고 말했다.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한인 학부모들은 대개 하버드에 갔다는 누가 (특별활동이나 특정 프로그램 등) 무엇을 했다고 하면 자녀로 하여금 그것을 하도록 종용한다. 하버드나 예일 등이 특히 리더십을 강조한다 하여 자녀에게 맞지도 않은 학생회장이나 클럽회장에 도전하기를 바라고, 디베이트 대회 참가를 독려한다. 남 앞에 나서거나 디베이트가 체질상 맞지않는 아이들에게 부모들의 이같은 요구는 엄청난 스트레스다.

전혜성 박사는 이와관련, 아이들이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떤 마음으로 혹은 어떤 목표의식하에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전 박사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차관보급에 나란히 지명된 고경주(57) 고홍주(54) 형제를 키워낸 장한 어머니다. 또 6남매 모두를 하버드와 예일대를 졸업시켰다 하여 미국에 이민 온 코리안 아메리칸 자녀교육의 롤모델로도 늘 회자된다.

그런 전 박사가 우려하는것중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자녀들로 하여금 롤모델로부터 배우도록 하는 것까지는 좋은 일이나, 남들과 똑같은 길로 가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얘기다.

대학가는 길 하나만 봐도 그렇다.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4년제, 2년제, 직업학교, 편입학 등을 통해 가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리더십이 뛰어나서, 공부를 잘해서, 스포츠를 잘해서, 사회봉사를 많이 해서, 리서치에 적극 참여해서 등등 그 전략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어떤 부모는 그와 관련해 미국에서 교육시키는 게 더 어렵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일이 아니다. 오히려 판에 박히지 않은 미국의 입시제도에 감사할 일이다. 붕어빵 찍어내듯 비슷비슷한 대학생들을 양산해내면 좋을리 있겠는가.

전 박사는 “진정한 교육이란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목표의식에 불을 붙이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런 비전 없이 공부만 잘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전 박사는 얼마전 다트머스대 총장에 오른 한인 김용 박사의 예를 들었다.

김 총장은 하버드에서 공부하며 의료자선단체 등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에 헌신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열정과 에너지의 화신이라는 평도 들었단다.

교육은 예술이다. 우리 아이가 남과 다른 것을 칭찬해줘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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