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완의 교육현장] 성큼 다가온 수학경시대회
본사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회 국제수학경시대회(Global Mathematics Championship)가 오는 6월13일(토)로 성큼 다가왔다.한국 등 동아시아국가들의 수학 강세 현상에 밀려 자존심을 구긴 미국에서는 이미 몇해전부터 각종 수학경시대회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미국의 입시기관인 프린스턴 리뷰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힌 명문대학 진학 충고에 따르면 고교시절 수학과 과학과목 성적이 특히 중요한 것으로 지적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큼직큼직한 수학경시대회들이 봇물을 이룬다. 미국수학경시대회(AMC), 매스카운츠(Mathcounts), 하버드·MIT 수학경시대회(HMMT), MOEMS(초중생 수학올림피아드), 맨델브로트 경시대회, 미국수학리그(ARML) 등이 이것들이다. 이들 경시대회는 대개 지역-주-전국단위 대회로 이어지며 최종 왕중왕을 가린다.
수학 전문가들은 이같은 경시대회 도전의 이유를 창의력이 맘껏 발휘되는 ‘응용수학’에서 찾는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지식수학’으로는 문제풀이의 방향이나 조건이 주어지지 않는 고급수학(대학수학)을 소화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이번에 본사에서 마련한 국제수학경시대회(GMC)에 거는 기대 또한 남다르다.
한국과 미주 전역에서 동시에 처음 실시되는 이번 국제수학경시대회는 한인 뿐만 아니라 타인종 학생들까지 참가, 명실공히 글로벌 수학 영재들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는 미주 한인사회 사상 최초·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LG가 장학금을 수만달러나 내놓았고, 미국 한인 기업인들도 잇달아 장학금을 보태 총 장학금 규모가 무려 6만달러에 이른다. 장학금 수혜 대상자만도 개인·그룹 합쳐 150여명이나 된다.
미국내 그 어떤 수학경시대회도 이처럼 많은 장학금을 걸지는 않는다. 장학금은 그러나 미래 꿈나무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 만큼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 국제수학경시대회 탄생의 배경에는 교육열 높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깃들어 있다. 미국에는 ‘인텔과학경시대회’니 ‘시멘스 수학·과학경시대회’ 등 유수 기업들이 후원하는 경시대회들이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반면 삼성·LG 등 글로벌 브랜드를 갖고 있는 우리는 아직 이렇다할 대회가 하나도 없다. 이제 우리도 국제수학경시대회를 하나쯤 가져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모아져 시작됐다.
참가 자격은 초·중·고 3~9학년생이며 참가방식은 ‘개인’ 또는 3인이상 10인이내 ‘그룹’, 50명이상 각급 학교·학원 단위의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현재 미국 10여개 대도시와 캐나다 지역에서는 중국계 학생들 상당수가 이번 대회 참가 신청을 냈다는 후문이다. 올해가 첫 해여서 타인종 학생들에게 얼마나 알려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확실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왜 수학경시대회일까.
자녀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중요한 목적은 사물을 논리적으로 따져서 왜 그렇게 되는지를 밝히는 습관을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학을 무슨 계산을 잘하는 능력 쯤으로 알고 있다면, 수학을 가르치기보다 차라리 계산기를 사주는 게 낫다. 수학은 적어도 아이가 10달러짜리를 갖고 슈퍼에 가서 어떻게 효용 가치가 있도록 쓸 것인가를 가르치는 이른바 ‘사고하고 판단하는’ 교육적 툴이다.
다시 말해, 수학에 대한 컨셉을 이해하게 되면 문제해결능력(Problem solving)이 자동적으로 강해진다.
국제수학경시대회의 등록 마감이 얼마남지 않았다. 시험이 25문항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그 이상의 세계가 있다. 자녀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수학에 ‘관심’을 갖도록 하자. 상을 받고 안받고는 그 다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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