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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Differentiation) 전략 브랜드 매니지먼트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누구나 흔히 쓰는 비즈니스 용어지만 그 기원이 모두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GM이란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08년 설립해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이 회사는 그간 많은 경영학자의 연구 대상이었다.
마케팅.조직관리부터 전략까지 경영학 전 분야에 걸쳐 GM의 스토리는 늘 '성공사례 연구'의 단골메뉴였다. 그런 GM이 이제 '실패학' 연구분야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 한 세기 동안 GM을 연구한 많은 경영학 구루(Guru.대가)의 저서를 통해 이 회사 101년 영욕의 역사를 살펴봤다.
◇성공학 스터디에서= GM 창업 당시 업계 최강자는 포드였다. T형 자동차란 표준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1923년 앨리드 슬로언이 최고경영자(CEO)가 된 뒤 판세가 바뀌었다. 다양한 가격대의 차종 해마다 조금씩 디자인을 바꾸는 차별화 전략 등을 통해 1930년대 미국 1등 브랜드에 올랐다.
케네스 앤드루스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기업 전략의 본질'(1971)에서 당시 GM의 성공에 대해 외부 환경이 주는 기회와 위험 기업 내부의 강.약점을 절묘하게 고려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도 GM은 승승장구했다. 54년 미국시장 점유율이 54%에 이르렀다. GM CEO이던 찰스 어윈은 52년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뒤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국가(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만큼 GM이 갖는 의미는 대단했다.
의외로 평온…'다시 서자' 각오 넘쳐
한인 매니저가 전해온 GM 파산 현장 분위기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의 파산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GM의 기반도시였던 디트로이트의 시내는 오히려 평온하다고 했다. GM의 한인 디자인 매니저 이상엽(사진)씨를 통해 GM 파산의 현장 분위기를 들어봤다.
이상엽 매니저는 "GM 파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얘기로 새로울 게 없다"면서 "청산 절차가 아닌 회생절차를 밟는 만큼 우리 디자인 부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첫 마디를 떼었다.
디자인 부서의 직원은 총 250여명. 파산 소식 이후로 10% 남짓 직원이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고 한인 디자이너도 일부 다른 회사의 디자인 부서로 움직였다고 이 매니저는 전했다.
이 매니저는 GM의 파산으로 직원들은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회사가 힘드니 오히려 디자인 부서도 역할이 더 커진 것 같다"며 "디자인 및 에어다이나믹 연비 등에서 더 좋은 자동차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미국은 물론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100년 역사의 GM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GM의 직원이 주민의 대다수인 디트로이트 시민들은 오히려 힘을 쏟아 주고 있다고 한다.
이 매니저는 "GM파산으로 인해 식당 마켓 등 주민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었다"며 "일부 주민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나가자는 목소리를 전할 때는 뜨거운 감동으로 다시 일어서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수뇌부가 빠른 시간에 정상가동으로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가진 만큼 시민들과 직원들 모두 GM의 회생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GM에서 일하는 한인들을 위한 격려를 부탁했다.
한편 GM은 오늘(2일) LA한인타운 6가와 켄모어에 위치한 홀리스커피에서 2010년형 셰비 카마로의 시승회 행사를 가진다.
백정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