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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완의 교육현장] 한국 예비교사들의 산경험

지난 주말 페어팩스 교육청의 한 회의실. 박수 소리가 이어지고 탄성이 터졌다. 중간중간 장내가 숙연해졌고 참석한 미국 교사들중엔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바로 한국에서 교생실습(인턴) 나온 대학생 10명이 그동안 이곳 교육 현장에서 배우고 체험한 내용을 프리젠테이션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잭 데일 교육감과 문일룡 교육위원을 비롯 각 학교 교장, 지도교사, 홈스테이 가정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대학생들이 깜짝 놀랄만한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 교육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때마다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프리젠테이션은 한명당 약 20여분에 걸쳐 진행됐다. 내용은 사실 인턴들이 각 중학교에 흩어져 주로 이솔반 보조교사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모두 비슷 비슷하리라 예상했다. 그러나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10명이 짧은 시간동안 속사포처럼 쏟아낸 프리젠테이션은 각자가 모두 달랐고, 모두 독특했고, 모두 재미 있었다.

인턴 김성현씨는 자신이 미국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소개할 때를 상기하면서 ‘10분이면 당신도 한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를 주제로 명강의를 했다. 그는 그 짧은시간 한국어의 자음과 모음, 글자가 되는 법칙을 완벽하게 설명해냈다. 노래와 리듬을 섞어가면서 흥까지 돋궜다.

인턴 이현우씨는 지난 4개월 학교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틈틈히 비디오에 담아 한편의 영상물을 만들어 보여줬다. 중간중간 간결한 시구와 음악까지 넣어 완성도를 높였다.

인턴 이상은씨는 거의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화려한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꼼꼼히 설명해 나갔다. 관찰력과 표현력도 대단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인턴십을 도왔던 페어팩스 공립학교 교육청의 데보라 리더 수퍼바이저는 “불과 넉달전 이곳에 온 학생들이 미국 학교와 문화를 어떻게 이렇게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는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이번 인턴십은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예비교사 미국 인턴십 프로그램(Teaching Assistant Internship Program·TAIP)’의 일환이다. TAIP는 한국 영어교육의 새 장을 열고 미국에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교생 실습 프로그램.

한국 교육의 미래를 이끌어 갈 사범대생들이 16주간 미국 공립학교에 보조교사로 파견돼 생생한 교육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한국 대학생들의 미국 공립학교 교생 실습은 이번이 처음이다.

잭 데일 교육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인턴 학생들에게 “이번 프로그램이 앞으로 교육자로서의 삶에 더욱 가치있고 의미있는 배움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한 뒤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 한명 한명에게 수료증을 전달했다.

인턴 김상은씨가 일한 홈스 중학교의 지도교사 수잔 로버씨도 “교육은 인생의 끊임없는 과정”이라며 “어떠한 대학 강의도 인턴 학생들이 이곳에서 경험한 16주와는 비교될 수 없을 것이고, 특히 인턴들은 학생들에게 질문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턴들은 하나같이 지난 4개월이 너무 짧았다고 아쉬워했다. 사실 4개월이란 세월은 그리 짧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하루 하루를 얼마나 금쪽같이 보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인턴들은 프리젠테이션을 마치면서 지도교사 및 홈스테이 가정에 일일히 감사함을 표했다. 미국에서 있었던 따뜻했던 기억을 한국에 돌아가서도 결코 잊지 못할 거라면서 눈물을 지었다.

이를 지켜보던 지도교사와 홈스테이 교사들도 함께 눈물을 글썽거렸다. 교육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감동’이었다. 사제지간의 정과 타인종간의 우정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졌던 걸까. 새로운 세상을 배우고 변화하는 힘. 이것이 진정한 교육의 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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