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자] ‘금혼식(金婚式)’이 주는 교훈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고 사랑하는 부부가 되자
지난 주말, 산호세 한인사회에 큰 경사가 있었다. 전 산호세 한인회장인 장팔기씨 내외가 결혼 50주년을 맞이하여 1남 4녀, 자녀들이 차려 준 성대한 잔칫상을 받은 것이다.
미주 한인 1세 부부들은 ‘무공훈장’인 금혼식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그런 부부로 살아가기 위한 나름의 설계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남은 인생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수단을 강구해보자.
금혼식(金婚式) 기원은 19세기 영국으로 전해진다. 그때만 해도 부부가 그렇게 긴 세월을 해후한다는 것은 드문 현상이었을 것이니 이를 기념하기 위한 축하예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50주년 축하식을 치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우선 한 배우자와 살았어야 하는 것, 그리고 무병장수 해야 한다. 아들이 있어야 하고 자녀 모두가 결혼한 것이 자격요건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일상적인 부부들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요건들을 충족시킨 경우에 주어지는 타이틀인가보다. 기네스북에 기록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사는 모습을 연출한다손 치더라도 운명이 받혀 주질 못하면 50주년 축하연을 누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을 제켜놓고 화목하게 살았는가가 제일 요건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반세기를 함께 산 부부들에게 주어지는 훈장일 것이다.
금혼식을 맞은 부부들을 보면 우선 부인들의 희생정신과 헌신이 돋보인다. 내조의 힘이 화목한 가정을 지켜오는 원동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설령 5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부로 살아가는 데에는 화목이 전제되어야 한다. 부부는 사랑을 먹고사는 커플이다.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수반되어야 한다. 행복한 부부, 사랑 받는 부부로 거듭나기 위해 서로 양보할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부부관계도 인내와 노력과 결심이 따라야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귀를 막고 아내는 눈을 감고 사는 것이 화목한 가정의 열쇠라는 말이 있다. 아울러 행복한 부부의 선결조건은 두 사람의 건강이다. 배우자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부터 건강해야 한다. 집안의 우환은 가족을 불행하게 만든다. 자신의 건강에 힘쓰는 것은 배우자를 위하는 덕목이다. 젊었을 때는 내 몸이 나의 친한 친구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몸은 자주 삐치기 시작하고 늘그막에는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된다는 말이 있다. 내 몸이 배우자의 무서운 상전으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항상 건강에 유의하자.
나이가 들면 외로워진다. 강한 사람은 고독을 잘 견디어 낼 것처럼 비춰지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외로움을 물리치는 좋은 방법은 부부간의 금슬이다. 부부가 서로 의지하면서 외로움을 털어 내는 방법 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는 뜻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서로 존경심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표현해야 한다. 부부 사이에는 허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당연히 이해하려니 하면서 퉁명스럽게 말을 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언정 내면에는 허전함이 내재해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사랑으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외모로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진정 성공한 삶을 산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가정에서 인정받고 주변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50년이 아니더라도 사는 동안 사랑으로 충만한 부부가 되도록 노력하자. 이런 부부만이 진정 성공한 커플이라고 볼 수 있다. 한번 사는 세상, 사랑과 애정이 넘쳐 나는 가정을 일구어 보자. 그런 가정들이 모여져야 따듯한 사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재상(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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