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그래도 <터미네이터>의 귀환이 반갑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로 네 번째 영화가 된다. 1편이 1984년에 발표됐고, 4편이 2009년에 발표됐으니 이 시리즈가 25년에 걸쳐 다뤄온 극중 역사는 1984년부터 존 코너가 살해당하는 2032년까지 48년을 아우르고 있다. 시리즈를 잠깐 돌아 보자.
<터미네이터> 1편은 650만불이란 소예산으로 7,500만불의 흥행 수익을 올리고 작품성도 크게 인정 받아, 영구 보존될 영화로 미국 국립 영화등기부에 등재되었다. 연기가 어색하고 영어도 서툴렀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미래에서 온 로봇 T-800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미래로부터 온 T-800과 카일 리스가 사라 코너의 목숨을 놓고 겨루는 내용이며, 사라 코너는 카일 리스의 아이를 갖는다.
1991년 7년만에 나온 속편 (시퀄)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은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을 말할 때 늘 거론되는 영화로서 당시까지는 최대 제작비인 1억불이 투입됐다. CG가 본격적으로 활용되었고 액체금속 로봇이 등장한다. 어린 존 코너를 죽이기 위해 미래로부터 신형 로봇 T-1000이 오고, 그를 저지하기 위해 재프로그램된 T-800이 쫓아 온다.
12년 뒤인 2003년 <터미네이터 3: 라이즈 오브 더 머신> 이 발표된다. 오리지널 멤버들이 거의 다 등을 돌린 채 아놀드를 위한, 아놀드에 의한, 아놀드의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범작에 머문다. 여성 터미네이터까지 등장시켰으나 각광 받지 못했고, 심판의 날 도래와 사라 코너와 존 코너의 최후까지 그린다.
사실 2편으로 시리즈가 종결되었더라면 가장 완벽한 시리즈로 남았을테지만 한 번 더 울궈 먹기 위해 3편이 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 주인공들까지 다 죽은 마당에 4편이 다시 나왔다니 의아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대한 대답은 바로 <스타워즈> 이후 할리우드에서 애용되고 있는 ‘프리퀄’ (전편)이다.
새로운 <스타워즈> ‘에피소드 3부작’처럼 <터미네이터> 도 ‘미래 전쟁 3부작’이 제작될 예정이며 <터미네이터 4> 가 그의 1부작이라고 한다.
<터미네이터 4> 엔 여러 터미네이터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진짜 터미네이터 (T-800)의 완성품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직 공정 중에 있는 모습이 잠깐 선보일 뿐이다. ‘심판의 날’ 이후 2018년이 시간 배경이고, ‘스카이넷’의 기계 군단에 맞서는 인간 저항군의 항거를 그리고 있다. 4편의 주된 스토리는 저항군의 중간 보스 급인 존 코너 (크리스천 베일 분)가 기계 군단에 잡혀 생체 실험의 대상이 될 위기에 처한 훗날 자신의 아버지가 될 어린 카일 리스 (안톤 옐친 분)를 구출하는 것이다. (족보가 어지럽다.)
새로운 인물로 반인간 반로봇인 마커스 (샘 워씽턴 분)를 등장시켜, 뻔한 얘기지만 그래도 머신보다는 인간이 낫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한국계 혼혈 미국인인 문 블러드굿이 마커스의 상대역인 저항군 조종사로 등장한다.
작품성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면, 화려한 액션과 현란한 CG, 거기에 “I’ll be back.”의 명대사까지 나오니 <터미네이터> 팬이라면 놓칠 수는 없는 영화가 되겠다.
최인화 (영화칼럼니스트)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