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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인턴기자의 좌충우돌 LA정착기-5] 야구장 관람 '렛츠 고! 다저스' 함성···인종 용광로 실감

Los Angeles

2009.08.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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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my Town…'다저스 스타디움'
치어리더·파울 펜스 없는 것 신기
전광판 생일축하 메시지도 특이해
그래서 생각한 것이 미국 보통 사람들의 생활 체험. 사람사는 것이야 별반 다를 바가 없겠지만 그래도 부딛쳐 보고 싶다. 그러나 시작은 부담없게.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여가활동이라는 스포츠의 현장을 찾기로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라는 야구장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의 다섯번째 이야기는 LA다저 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이송원·조정인 인턴기자>

"고(go) 다저스!"

입구부터 요란했다. 파란색 혹은 하얀색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마냥 들뜬 표정으로 경기장 입구로 향했다. 삼삼오오 외치는 "레츠고 다저스!"라는 함성에 덩달아 신이 났다.

지난 6일 저녁 LA다저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가 열린 다저 스타디움은 그렇게 시작 전부터 열기로 후끈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음에도 같은 팀을 응원한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일체감이 느껴졌다. 비로소 미국에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야구 경기는 미국인에겐 일상의 한 부분인 듯했다. 얇은 담요나 재킷 등 경기 관람에 필요한 준비물을 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들이 자주 와 본 모습이었다.

드디어 입장 완료.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뭔가 허전했다.

'치어리더가 없다니….'

파울볼을 막는 펜스도 없었다. 화려한 전광판에는 대기업의 광고 뿐 아니라 간간이 개인적인 생일 축하 메시지도 반짝이는 것이 이채로웠다.

한국의 야구장과 다른 점들을 살피며 3루쪽에 자리한 자리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다 보니 경기는 어느덧 2회 초.

관중들은 번갈아 공(비치볼)을 튀기거나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경기 뿐 아니라 분위기도 즐기고 있었다.

주변은 온통 먹거리 일색이었다. 참 맛있게 핫도그를 먹는 할아버지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할머니에서부터 아장아장 걷는 꼬맹이까지 모든 사람들의 손에는 일명 '다저독(Dodger dog)'으로 불리는 핫도그와 나초가 들려 있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는 것을 보면 이런 기분일까?'

내 손에 쥐어진 핫도그 하나가 야구장 출입증이 된 마냥 어느새 그들 사이에 어우러졌다.

5회 경기가 진행되던 중 갑자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브레이브스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3루 앞 관중석 한복판에서 한 남성이 일어나 브레이브스의 심볼인 'A'자가 새겨진 모자를 치켜 올렸다. 다저스를 응원하는 친구들과 함께 자리한 애틀랜타 팬이었다.

저러다 혹시 싸움이라도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겁이 났다. 상대팀 응원복을 입은 채 함께 자리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 광경이 너무도 신기했다.

7회 초가 끝나자 갑자기 모두들 웅성대며 일어났다. 한 중년 여성 가수가 그라운드에 나와 하몬드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를 불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고레고레 소리를 지르면서 흐트러진 채로 경기를 보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경기장 한복판의 가수를 따라 노래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이날 다저스는 2대4로 지던 상황에서 9회말 극적인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안드레 이디어 (Andre Ethier)라는 선수가 친 공이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의 담장을 훌쩍 넘긴 것이다. 경기장 전체가 번쩍이는 조명과 함성으로 들썩거렸다. 쉽게 만날 수 없는 9회말 역전 경기에 4만 6399명의 관중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출구에 쓰여진 '디스 이즈 마이 타운(This is my Town)'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모든 사람의 동네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어와 스페인어 글귀 밑에 적힌 한국어 인사말도 눈에 띄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LA. 이곳의 야구장에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친구를 느끼게 해주는 힘이 있었다. 또한 낯선 곳에서 고향을 느끼게 해 주는 그 무엇도 있었다. 다양함 속에 뭉쳐진 하나라는 소속감. 오늘 다저 스타디움에서 미국인들의 가장 미국적인 일상을 보았다.

■새내기를 위한 TIP
◇ 다저 스타다움은


다저 스타디움은 다운타운 인근(1000 Elysian Park Ave Los Angeles)에 위치해 있다. 1962년 개장 이후 1억2500만명의 팬들이 찾았으며 6층 규모의 스탠드에 5만6000석의 관람석과 1만6000대의 주차 공간을 구비하고 있다. 한 시즌 동안 이 경기장에서 게임을 지켜본 팬들의 숫자는 평균 280만명 가량.

2009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일본의 파이널 경기가 열린 곳이기도 해 한인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 티켓 구입

티켓은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미리 예매할 경우 가장 싼 좌석은 9달러 게임 당일날은 11달러다. 게임 스케줄 확인 및 티켓 구매는 다저스 홈페이지(ww.dogers.com)나 전화(323-224-1365)로 할 수 있다. 한편 가끔씩 타올이나 아이스 박스 등의 무료 선물을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이벤트도 있어 참고할 것.

◇ 먹거리

다저 경기장에서 다저독(Doger Dog)를 안 먹고 갔다면 후회할 일. 30cm가량의 핫도그 빵 사이에 10인치 짜리 프랑크프르트 소시지를 넣고 그 위에 다진 피클을 얹은 이 핫도그는 1962년 다저 스타디움에서 토마스 G 아더가 팔기 시작한 이후 다저 구장의 아이콘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다저독은 하나에 5달러로 여기에 맥주 등의 음료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이 밖에도 8달러 정도면 경기를 관람하면서 나초 피자 프레즐 등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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