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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보상법'에 울고 웃는 업계···5천달러 미만 중고차는 '귀한 몸'

미국 고물차 가격 10% 이상 껑충
고연비 한국·일본 새차 판매 급증
75만대 몰릴 폐차장도 '싱글벙글'

신차 딜러들은 웃음을 머금은 반면 중고차 판매상들은 시름에 빠졌다. 밀려드는 고철 덩어리로 숨 쉴틈 없이 돌아가는 폐차장이 있는 가 하면 자동차를 수리해주는 정비소들은 떨어지는 손님으로 한숨을 짓고 있다. 입장별로 중고차 보상의 ‘명암’을 정리해봤다.

◇신차 딜러 vs 중고차 딜러

중고차 보상 법안으로 최대 혜택을 보게 된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 소비자 조사업체 에드문즈닷컴은 보상 법안 시행으로 올 자동차 판매가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연비 좋은 차량 모델이 많은 도요타 혼다 현대 기아 등 일본 한국 제조업체들이 수혜자로 손꼽힌다.

현대자동차 미주법인(HMA)의 김철환 부장은 "지난 7월 말까지 판매량 집계 결과 지난해보다 10% 정도 신장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고차 딜러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상 금액이 최대 4500달러에 달해 차량 가치가 5000달러 미만인 자동차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이는 연비가 떨어지고 오래된 차를 소유한 오너들이 차량을 반납하고 신차 구입에 나서면서 재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재고 감소로 자연스레 중고차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로자동차 유우열 사장은 "5000~6000달러 가치의 중고차 가격이 10~20% 정도 상승할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10만 마일 이상의 소형차나 오래된 미국 브랜드 자동차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폐차장 vs 정비소

보상 법안으로 활력을 얻은 곳은 폐차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차량을 반납하고 신차를 구입하면 구형 자동차는 폐차장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는 특히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새차로 바꾼 중고차를 수거해 폐기할 예정이다.

정부가 마련한 보상 금액이 30억달러에 이르고 평균 보상 금액이 420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75만여대가 폐차장으로 직행하게 된다.

반면 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자동차 바디샵 및 수리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국자동차정비점 연합회의 카슬린 슈마츠는 "오래된 자동차들도 계속 수리를 하면 타고 다닐 수 있지만 보상금을 이용해 새차를 구입하게 유도하는 결과를 낳아 정비소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 vs 소비자

신차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법안 시행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주는 각종 리베이트를 일부 딜러가 슬그머니 숨기면서 오래 전부터 자동차 구입을 계획했던 소비자가 낭패를 보고 있는 것.

LA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법안 시행 전에는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리베이트 등이 많게는 4000달러까지 됐었다"면서 "보상금과 리베이트를 합쳐 최대 8500달러까지 할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딜러를 찾았지만 리베이트는 사라지고 보상금만 남는다는 설명에 결국 신차 구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딜러는 리베이트와 보상금 모두 보장하고 있어 일부 차종의 경우 5000달러 정도만으로도 신차를 구입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푸엔테힐스 현대는 소비자가격이 1만690달러인 엑센트 차량을 딜러 디스카운트 1200달러와 보상금 등을 합쳐 최대 6200달러를 할인해 449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제조업체 할인 3000달러 등을 포함해 최대 9000달러를 신차 구입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으로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소비를 줄이게 돼 백투스쿨 등을 맞아 대폭 할인에 나선 일반 소매점들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리처드 페인버그 퍼듀대 경영학 교수는 "중고차 현금 보상 프로그램이 30억달러 규모로 시행될 경우 소비자들이 유통업체에서 사용하는 돈은 월 3억달러 감소한다"라고 추산했다.

자선단체들에게도 엉뚱한 불똥이 튀고 있다. 낡은 차량을 기부하던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으로 몰리면서 후원이 줄어 재단 운영이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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