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마음의 치유]가정, 영원한 인간관계
사람을 인간(人間)이라고 하는데, 간(間)은 ‘사이와 관계라’는 뜻이므로 인간이란 사이와 관계의 존재, 즉 관계적 존재라는 뜻이다.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함은 누구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닌 누군가와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특별히 가정은 일반 사회적 관계 형성이 아닌 부모와 자녀들 간의 혈연으로 맺어진 영원한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출발하는 공동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가족공동체는 하나님께서 맺어준 혈연, 즉 영원한 관계다. 또한 이 가족 공동체는 영원한 사랑의 관계라 할 수 있다. 특히 부모의 자녀를 향한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1980년대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기억할 것이다. 혈육이 얼싸안고 통곡하며 울부짖는 장면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되었던 애틋한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된 아이가 성장해 자신의 친부모와 형제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 이유는 자신을 낳아 준 부모가 누구이며, 자신과 피를 나눈 형제는 누구인가에 대한 강한 끌림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끌림은 가족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진한 감정’이다.
이 감정은 어머니 뱃속에서 출생할 때까지 10여 개월 동안 어머니와 연결되어진 결과물이다. 사람은 출생하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애착이 잘되면 신뢰가 형성되지만, 애착이 되지 않는다면 불신이 형성된다. 이때 형성된 애착의 관계는 비단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 형제자매들과도 연결되는 감정이다.
성경(누가복음 15장 11~32절)에는 탕자의 비유가 나온다. 탕자는 자신의 몫을 챙겨 아버지 곁을 떠난다. 그 재산을 방탕한 삶으로 탕진한다. 빈털털이가 되자 세상은 그를 버린다. 극한상황에 처한 탕자는 뒤늦게 잘못을 자각하고 염치없지만 회개하며 돌아온다. 이런 탕자에 대해 아버지는 항상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며 용서하는 사랑을 보여준다. 이윽고 탕자는 아버지한테 돌아오며 아들이 아닌 종으로 대접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탕자를 위해 잔치를 베푼다는 말씀이다. 이것이 바로 가족이며 부모의 마음이다.
가정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용서되고 수용과 이해가 되어지는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서는 용서와 이해가 불가능한 것들 것 가정공동체에서는 해결되어진다. 이는 혈연으로 맺어진 영원한 관계이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최근 우리의 가정공동체가 영원한 혈연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부모 자녀, 형제간의 불통 등으로 영원한 관계의 도식이 흔들리고 붕괴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영원한 인간관계로 형성된 가정공동체를 지켜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즉, 가족구성원 간의 인격을 존중하고 건전한 의사사소통은 물론, 부부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족 공동체 구성원들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칼럼을 쓴 박상섭 교수는 폐암 투병중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지난 10월 2일 폐암으로 판명됐다. 뇌까지 전이됐다는 의사 진단을 받았다.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는 “박상섭 목사를 위한 후원은 CKCGW라 pay to에 쓰고, '박상섭 목사 후원금' 이라고 꼭 써달라”며 “P.O. Box 1942, Annandale, VA 22003 주소로 보내달라”고 밝혔다.
▷문의: 301-991-9129(김재학 45대 교협 회장)
박상섭 / 버지니아워싱턴대 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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