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시간여행자의 아내] 과거·미래 넘나드는 '판타지 로맨스'
시간여행을 하는 남자 헨리. 그는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지불식간에 과거나 미래의 어느 시간 속에 뚝 떨어지는 '시간 일탈 장애자'(CDP Chrono Displaced Person)이다.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주연: 에릭 바나·레이첼 맥 애덤스
장르 : 판타지·로맨스
등급 : PG-13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심리적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면 순간 눈 앞이 흐릿해지면서 과거 혹은 미래로 알몸으로 순간 이동한다.
말 그대로 아무 소지품도 없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편안하고 계획적인 시간여행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현재 시간대로 돌아는 순간도 불현듯 찾아온다. 떨어진 시간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헨리는 있는 힘껏 달리고 훔치고 숨어야 한다.
오드리 니페네거의 원작 '시간 여행자의 아내'(Time Travellers's Wife)는 판타지의 얼굴을 한 로맨스 영화다. 영화는 헨리(에릭 바나)와 클레어(레이첼 맥 애덤스)의 시점을 오가며 과거와 미래를 거침없이 넘나들면서 전개된다.
하지만 헨리와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라는 측면에선 일관된 시간의 흐름을 지니고 있다.
중년의 헨리가 과거로 돌아가 어린 꼬마 클레어와 처음 만나는 때의 이야기가 몇 십 년 후 어느 박물관에서 클레어와 청년 헨리가 처음 만나는 장면 다음에 연이어 나오는 식이다.
6살의 어린이 클레어는 온갖 연령대의 헨리를 만나며 사랑을 싹 틔우는데 헨리는 이 작은 여자아이가 미래에 자신의 아내가 될 사람이라는 것을 첫 만남부터 알고 있다.
두 주인공은 운명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서로 인내하며 사랑을 이어간다. 시간을 초월한다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설정이지만 인생자체가 '시간의 흐름'이기에 관객들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꿈꾸어 보게 한다.
남녀가 만나 사랑하면서 흘러간 시간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언제나 다시 돌아가고 혹은 넘겨버릴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을테니 말이다.
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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