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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 인턴기자의 좌충우돌 LA정착기-6] 푸드뱅크 자원봉사, '사랑의 식사'꾸리는 손길 '아름다웠다'

Los Angeles

2009.08.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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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물품 종류별로 분류하는게 주임무
매주 저소득층 50여만여명에 먹거리 제공
경제위기 지난해 외려 봉사 참여율 늘어
이곳, 저곳 취재를 다니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것이 자원봉사자들이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낌없이 내놓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래서 ‘미국의 힘 가운데 하나가 자원봉사’라는 말도 나온듯 하다. '그래, 우리도 그 힘을 체험해 보자.' 장소는 LA지역의 배고픈 저소득층에 '사랑의 음식'을 전달하는 비영리단체인 '푸드뱅크'. 잠시 동안이었지만 뿌듯함과 보람을 동시에 느낀 하루였다. <이송원·조정인 인턴기자>

LA다운타운에서 남동쪽으로 약 4마일 떨어진 LA지역 푸드뱅크 창고 안. 푸드뱅크는 저소득층에 식료품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 복지단체다. 8000 스퀘어피트 가량되는 면적의 창고 중앙을 가로지르고 있는 30미터 길이의 컨베이어 밸트 두개 위로 시리얼 설탕 봉지 참치 캔 소다음료 잼 등 각종 식료품들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하얀 비닐 앞치마와 장갑을 착용한 채 컨베이너 벨트 옆으로 늘어선 자원봉사자들 손길이 바쁘게 오갔다. 초콜릿 바는 '간식' 박스로 토마토 소스는 '통조림 야채' 박스로…. 이렇게 물품별로 구별하는 것이 자원봉사자들의 주요 임무다.

일일 자원봉사에 나선 우리 마음도 덩달아 바빠졌다. 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3시까지 2시간 반 동안 주어진 임무는 개인.기업들로부터 기부 받은 음식들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작업이다.

창고에 쌓여있는 식품박스들을 유통기한 보관 상태 등을 확인해 사용/폐기할 것으로 분류한 뒤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고 간식류 통조림 야채류 등 카테고리 별로 나누어 포장하는 일이다.

현장에 있는 40여명의 봉사자들은 팀을 나누어 일사분란하게 맡은 바 역할을 해냈다. 물품들이 끊임없이 밀려 들어와 옆에 있는 사람과 짧은 대화를 나눌 여유조차 없었다.

5분 정도만 일해도 손에 익는 단순업무라지만 계속 서서 쉴새 없이 일해야 하기에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봉사자들의 땀방울이 모여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매주 50만 인분 이상의 식사가 마련된다는 생각에 힘을 냈다.

LA지역 푸드뱅크는 1973년부터 문을 열고 개인 기탁자나 식품업체들로부터 먹거리를 제공받아 직접 또는 카운티 내 550개 자선단체 네트워크를 통해 개인과 아동 노인 복지시설에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는 주중에는 하루 평균 100~200명 가량의 개인 봉사자들이 토요일에는 주로 그룹 단위의 봉사자 200여명이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봉사자들은 주로 21~40세 연령층의 직장인들이 많지만 고등학생 대학생 은퇴자들도 봉사에 많이 참여한다고 한다. 이렇게 방문한 봉사자들의 수는 매년 개인 9000명 단체 400개. 이들의 손을 거쳐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LA카운티 70만명 주민의 식사가 마련된다고 푸드뱅크 측은 설명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힘은 엄청난 경제력도 군사력도 아닌 자원봉사에서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자원봉사에 나선 미국 인 약 6200만명. 전체 인구의 26.4%에 해당된다.

이들은 총 80억 시간을 자원봉사에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1620억 달러. 봉사자 한 사람이 시간당 약 20달러의 노동력을 기꺼이 제공한 셈이다.

또한 경제위기가 불어 닥친 지난해에는 기부물품이 20년 만에 감소하기도 했으나 자원봉사 참여율은 오히려 약 100만명 정도 증가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남을 돕는 마음 사회에 기여하려는 자세를 배운 미국인들의 진가가 발휘된 대목이다.

석달 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각계각층에서 활발히 봉사활동을 하는 LA 한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 또는 종교나 봉사단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이었다.

커뮤니티를 위해 즐겁게 일한다는 그들의 미소에서 '나 혼자만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땅에서 베푸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을 꾸려가는 그들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날 푸드뱅크에서는 한인 봉사자들을 만나볼 수 없었다.

"푸드뱅크를 찾는 한인들이 아주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일년 내내 한인타운과 사우스베이 지역 고등학교와 칼리지 학생들 교회 기업들에서 한인 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푸드뱅크 마이클 에스피 프로그램 디렉터는 또 "저희로서는 인종이나 국적에 상관없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 오시는 봉사자 한분 한분이 너무 소중하다"며 미소 지었다.

돌아오는 길 앞으로 푸드뱅크에서뿐만 아니라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따뜻한 봉사 소식을 더욱 많이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봉사활동 신청방법

◇ 푸드뱅크

웹사이트(www.foodbank.org)에 봉사활동 내용과 신청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나와있다. 주요 봉사 활동으로는 음식물 분류 및 포장이 있다.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매니저에게 신청할 수 있으며 간단한 신상 명세를 적은 서류를 이메일로 보내거나 봉사 당일 지참하면 된다.
▷문의:(323)234-0943

◇미주한인자원봉사자회(PAVA)

웹사이트(www.pavausa.com)를 방문해 봉사활동 신청 양식을 작성해 보내면 된다. 청소년과 성인으로 나뉘어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LA지역 강 청소 그리피스 파크 청소 거리청소 등이 있다. 1년에 10차례 정도 정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청소년 참가자에게는 봉사 크레딧도 제공한다.
▷문의: (213) 252-8290

◇ 틴 거라지(Teen garage. 공동클럽장 크리스틴 변 제임스 이)

LA 지역내 10 여개 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봉사클럽 '틴 거라지'. '거라지 세일' 등을 통해 중고 물품들을 팔며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불우 이웃을 돕는다.
▷문의:(323)93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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