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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마음의 치유]역기능 가정

옛말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바르게 수양하여 가정을 돌아보아 안정시킨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 즉, 가정을 돌아보고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수양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일이 우선되어져야 한다”의미다.

한마디로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 가치인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자신이 속한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을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사회나 국가의 직무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녀로서 역할을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은 자신을 기만하며 국민을 속이는 위선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도 우리 인류를 위해 최초의 기관인 가정을 세우시면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1:28)고 명령하셨다. 부부에게는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같이 하고 아내도 그 남편을 경외하라”(엡5:33), 부모에게는 “또 아비들아 너희자녀를 노엽게 하지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엡6:4), 자녀들에게는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6:2-3)고 말씀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들의 삶의 행태는 전혀 가정과는 아무상관이 없다는 도식이 팽배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를테면, 가정의 학대자 또는 폭력자가 우리 사회의 모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버젓이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존경받는 모습이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이는 우리사회가 반드시 풀어내야 할 숙제다.

학자들은 이러한 가정을 역기능 가정(Dysfunctional Family-건강치 못한 가정)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가정은 정상적인 기능적 이해가 뒤틀려 엉켜진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가족구성원은 정서적, 감정적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는다. 의사소통 문제, 인격적 파손으로 심각한 정신병리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가정이다.

팀 슬레지(Tim Sledge)는 역기능 가정을 첫째,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가족 구성원에게 관심 집중된다. 둘째, 감정 표현을 제한한다. 셋째, 공개적인 대화를 꺼린다. 넷째, 가정 내 자녀들에게 파괴적인 역할을 하게 한다. 다섯째, 아동의 성장발달에 필요한 적절한 양육을 제공하지 못한다. 여섯째, 외부세계와 폐쇄 혹은 단절되어 있다. 일곱째, 자녀들은 수치심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여덟째, 수치심을 전이시킴으로 자녀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이런 가정의 특징은 가정의 지도력이 없다. 부모 간의 연합이 대단히 연약하고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줄 모른다. 누가 부모인지 누가 자녀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따스하고 온화한 사랑의 결여, 일관성 없는 가정 규칙, 혼란한 권력, 왜곡된 의사소통 등이 혼란을 가중시킨다. 이런 역기능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를 성인아이(Adult Child)라 부른다. 역기능 가정을 이루는 부모들에 의해 만들어진 성인아이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병리현상을 일으킨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과제는 성인아이들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정상적인 양육을 충족하게 받지 못하고 오히려 부모의 정서에 의존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내면의 상처를 받으며 성장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그 상처들이 습관과 행동, 삶의 자세에 영향을 미치게 됨을 깊이 유념해야 한다.

역기능 가정들은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알코올 중독자 가정, 일 중독자 가정, 불화를 일으키는 가정, 폭력 가정, 부모가 자녀를 거부, 공포를 조성하며 무시하는 가정, 충동적 도박꾼 가정, 외도가정, 이혼 재혼 가정의 편모, 편부, 계모, 계부가정, 엄격한 율법주의적 완벽주의 가정, 중풍, 뇌성마비, 치매 같은 중병을 앓는 가정, 가난 혹은 부자가정 등이다.

콜린스(Collins)는 “모든 가정은 불순종, 타락함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가정이 아니기에 역기능 가정”이라 한다.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9). 결과적으로 우리 모든 가정은 역기능 가정이며, 우리는 모두 성인아이로 문제가 있는 존재라는 것임이 입증된 것이다.

*칼럼을 쓴 박상섭 교수는 폐암 투병중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지난 10월 2일 폐암으로 판명됐다. 뇌까지 전이됐다는 의사 진단을 받았다.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는 “박상섭 목사를 위한 후원은 CKCGW라 pay to에 쓰고, '박상섭 목사 후원금' 이라고 꼭 써달라”며 “P.O. Box 1942, Annandale, VA 22003 주소로 보내달라”고 밝혔다.
▷문의: 301-991-9129(김재학 45대 교협 회장)


박상섭 / 버지니아워싱턴대 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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