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스토리] 은행에서 온 편지
류기열/카운슬락 파트너스 파트너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불평은 왜 은행은 돈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돈을 써달라고 애원을 하면서 막상 돈이 필요할 때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흔히 돈이 필요하지 않을 때란 결국 시장에 돈이 많을 때 입니다. 경기도 좋고 앞으로의 전망도 좋아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줘도 떼먹힐 우려가 적은 때지요.
반대로 돈이 필요할 때는 요즘처럼 경기도 어렵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면 결국 돈을 떼일 염려가 많은데 선뜻 돈을 빌려주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은 일이 잘 되면 몇배의 이익을 남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은행은 일이 아무리 잘 돼도 이자 이상의 이익은 없습니다. 더구나 일이 잘못되면 은행이 가장 많이 손해를 보게 되지요.
특히 부동산과 관련된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고요. 집값이 몇 배가 올랐다고 은행에 이자를 더 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은행에 던져버리는 경우는 부지기수 아닙니까? 즉 은행은 가장 큰 위험부담을 안으면서도 가장 적은 이익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수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거지요.
특히 부동산 담보 대출은 당분간 아예 들여다 보기도 어려울 듯 합니다.
주택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기사가 나오고 아주 일부지만 가격이 오르는 곳도 있다고는 합니다. 하지만 차압 매물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실업률이 늘어나면 페이먼트를 못하는 사람들이 더 생겨날 것 같다는데 이런 상황에서 담보로서의 부동산 가치를 매기는 것 자체가 그다지 의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사실 지금 담보로 가지고 있는 부동산만 해도 걱정거리입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한창 높을 때 대출해준 부동산들은 대출금만큼의 가치도 안 되게 가격이 하락한 것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입으로는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가 없는 경우에는 언제 부실자산화 될 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경기가 좋을 때 대출심사를 좀 까다롭게 해서 안전하게 경영을 하지 그랬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른 은행들이 대출을 하는데 우리만 까다롭게 하면 결국 경쟁에서 밀리고 그러면 은행의 주주들이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또 이 은행은 까다롭게 하는것을 보니까 믿을만하다고 예금을 더 했겠습니까? 결국 경기가 사이클이 있는 것처럼 은행도 사이클이 있다고 할 수 밖에요.
뭐 계속 이렇게야 가겠습니까? 곧 좋아지겠지요. 그러면 저희가 다른 은행보다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는 예금만 하러 오시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310)980-6693 bridgingrealestateinvestment.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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