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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9·11을 보는 세가지 다른 영화

화씨 9/11, 부시 외교정책 비판한 다큐
월드 트레이드 센터, '하나의 미국' 메시지 담아내
플라이트 93, 정치색 배제…탑승객에 초점

◇ '화씨 9/11' 2004년 개봉한 '화씨 9/11'은 가장 먼저 미국의 상처를 다룬 작품답게 9.11 사태 자체보다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의 다큐멘터리다. 집요한 추적으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은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골치 아픈 해외정책에 대해 해부용 칼을 거침없이 들이댄다.

특히 중동 국가들과의 연계성을 무시하고 곧바로 이라크 침공을 선택한 부시 대통령과 그의 측근에 대해 독설을 서슴치 않는다. 일부에서는 무어 감독의 주장이 너무 정부 비판적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화씨 9/11'은 9.11사태 이후 출품된 작품 중 가장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잣대를 지닌 작품'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올리버 스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2005년작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년 전에 개봉한 '화씨 9/11'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띤 작품이다. '화씨 9/11'이 다분히 정치적인 색깔을 들어 냈다면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이를 최대한 숨기고 대신 '미국인의 정서'를 최대한 들어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어루 만져 주고 자신의 파트너를 지켜주는 고귀한 정신을 강조했다. 영화에는 자신들에게 상처를 입힌 '공공의 적'에 대한 분노도 정부의 무능과 태만에 대한 실망도 없다. 다만 '어렵고 힘들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가 된다. 그것이 미국이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 '플라이트 93' '월드 트레이드 센터' 이듬해에 개봉한 '플라이트 93'은 앞서 열거한 두 작품들에 비해 정치적인 요소가 가장 배제된 작품이다.
영화는 사건 당일 납치된 비행기 넉 대 가운데 마지막에 추락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93편 안에 있던 승객들의 '위대한 희생'을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풀어낸 '영웅 물'에 가깝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과연 그들이 저렇게 희생했을까'라는 의문이 들게한다. 하지만 위기 상황 속에서도 지도자를 세우고 의견을 모으고 실행에 옮긴다는 면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무너지지 않았다는 긍정적 시각을 보여준다.
이들 영화는 개봉 시기에 따라 각각 '9.11 사태에 대한 자가 분석'(화씨 9/11)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구심점 찾기'(월드 트레이드 센터) '희생에 대한 연민과 피해자의 영웅화'(플라이트 93)라는 시각의 변화를 보여준다.
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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