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구설수에 오른다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 “구설수에 오르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와 같이 사용해선 안 된다. “구설에 올랐다”고 해야 바르다. “구설수에 휘말려 왔다”도 마찬가지다. “구설에 휘말려 왔다”가 바른 표현이다.토정비결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구설수(口舌數)’는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의미다. 운수는 이미 정해져 있어 인간의 힘으론 어쩔 수 없는 천운과 저절로 오고 가고 한다는 길흉화복이다. “횡재수가 있다” “요행수는 없다” “손재수가 들다”처럼 구설수 역시 ‘있다’ ‘없다’ ‘들다’는 표현과 어울린다. 남의 얘깃거리가 되다는 뜻의 ‘오르다’와 어떤 사건이나 감정에 완전히 휩쓸려 들어가다는 뜻의 ‘휘말리다’와 어울려 쓰는 건 어색하다.
좋지 않은 일로 남의 이야깃거리가 될 때는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구설’을 넣어 표현해야 한다. ‘구설’은 시비나 험담 등의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들을 운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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