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65주년…원본 화질로 재현한 감동
십계(The Ten Commandments)
![구약의 출애굽기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십계’의 개봉 65주년을 기념하는 4K Ultra HD/Blu-ray™ 콤보 DVD가 출시됐다. 1956년 35mm 필름의 원본에 가까운 화질을 재생한 버전이다. [Paramount Pictures]](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12/182229391.jpg)
구약의 출애굽기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십계’의 개봉 65주년을 기념하는 4K Ultra HD/Blu-ray™ 콤보 DVD가 출시됐다. 1956년 35mm 필름의 원본에 가까운 화질을 재생한 버전이다. [Paramount Pictures]

‘십계’는 1923년에 이미 세실 B. 드밀 감독이 무성 흑백영화로 제작하였던 것을 1956년에 다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장면이나 불로 십계명을 새기는 장면 등은 당시로써는 대중의 상상을 초월하는 최첨단 기술이었다.
호화 스펙터클 역사물을 중점적으로 스크린에 옮기는 데 주력했던 드밀 감독의 유작이 된 ‘십계’는 ‘벤허’ ‘스파르타쿠스’ ‘클레오파트라’(드밀 연출) 등과 함께 50, 60년대 4대 고전 스펙터클로 꼽힌다. ‘십계’는 이 중에서도 가장 스케일이 큰 초대형 작품이다.
오스카상의 전초전으로 알려진 골든글로브상의 주최 측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는 해마다 영화산업에 대한 공적을 남긴 영화인 중 한 명을 선정해 특별상을 수여하는데 그 상의 이름이 바로 ‘세실 B. 드밀 공로상’이다. 드밀 감독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52년 제정된 상으로 제인 폰더, 톰 행크스, 오프라 윈프리, 메릴 스트리프 등이 근래 이 상을 받았다.
미국영화제작자 협회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 중 ‘십계’를 ‘베스트 10’의 한 편으로 선정한 바 있다. ‘벤허’와 ‘십계’에 출연했던 찰턴 헤스턴은 이후 성서를 소재로 한 영화의 대표급 배우로 부상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출애굽에 나오는 모세의 일대기를 대부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애굽에서 종의 아들로 태어난 출생기, 바로 궁전에서의 성장기, 광야에서의 방황기에 이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나오는 출애굽기가 220분간 펼쳐진다.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노예로 살다가 이집트를 탈출하는 장면에서 연출되는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과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는 십계명을 받는 장면이다.
십계명을 들고 시나이산에서 내려온 모세는, 하나님을 버리고 금송아지를 만들어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분노하여 십계명 돌판을 깨뜨린다. 모세는 결국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만 볼 뿐,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하고 운명한다.
65주년을 맞는 영화 ‘십계’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의 신앙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한다. 돌판의 글자는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돌판에 담긴 하나님의 메시지와 그 의미가 믿음의 대상이어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던 것은 모세가 아니라 하나님이었다.
맹목적 신앙 그 자체도 우상이 될 수 있다. 모세가 돌판을 깨뜨린 이유이었을지도 모른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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