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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괴물들이 사는 나라] 괴물들의 왕이 된 '말썽꾸러기 소년'

책 속 상상의 세계가 스크린 속으로
섬세한 감정선 · 다양한 볼거리까지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주연 : 맥스 레코즈
장르 : 판타지, 어드벤처
등급 : PG


늑대 옷을 즐겨 입고다니며 아무 데서나 괴성을 지르고 말썽을 피워대는 소년 맥스는 엄마도 누나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홀로 내버려두자 가출을 감행한다.

산길을 헤매다 무작정 돛단배에 올라타고 뱃길에 오른 맥스는 한참만에 어느 외딴 섬에 정박하게 된다. 맥스가 도착한 곳은 사람이 아닌 괴물들이 살고 있는 기괴한 세상이었다.

사람보다 서너 배는 더 큰 몸집으로 아무것이나 먹어치우고 때론 주변을 마구 부수기까지 하는 괴물들.

하지만 자신을 먹어 치우겠다는 괴물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찬 기세로 기지를 발휘한 맥스는 자신이 그들이 기다려 온 '왕'이라 선포하며 괴물들의 왕이 돼 함께 재미난 세상을 만들어 가기로 한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던 집 생각 따위는 집어치운 채 괴물들과 성을 짓고 매일 매일 새로운 놀이를 즐기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맥스. 하지만 맥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왕 노릇 역시 자신의 생각만큼 쉽지는 않단 것을 배워나가게 된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Where The Wild Things Are)는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로 오랜 세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아온 모리스 샌닥이 1963년 발표한 원작을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책 속에서만 존재하던 상상의 세계가 스크린 속으로 옮겨져 부슬부슬한 털과 섬세한 감정을 지닌 괴물의 모습으로 우거진 숲과 모래 바람이 부는 언덕으로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들은 아동 관객 층은 물론 어린 시절을 샌닥의 작품들과 함께 보내 온 중장년층을 매료시키기에도 충분하다. 괴기스럽기도 하면서 일면 귀엽기도 한 다양한 괴물 캐릭터를 보는 맛은 이 영화만이 줄 수 있는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에 충실하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도 주인공 소년 맥스의 감정을 섬세하고도 복합적으로 그려 낸 부분들이 많아 가슴을 울리는 부분도 적지 않다.

단순히 어른들에게서 이해받지 못해 생겨나는 불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치고 배워나가야만 하는 외로움과 쓸쓸함 무기력함 등을 직면하게 되는 주인공 소년의 성장기가 뭉클하면서도 기특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영화 속엔 괴물들의 정체 섬의 위치 시간의 흐름 등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전혀 없는데도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 놓은 영화적 여백들은 보는 이가 많은 생각을 하며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감상할 수 있게 하여 주는 큰 미덕이기도 하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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