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스토리] 2009가을 한국 방문기
류기열 / 빅셀 프로퍼티스
빡빡한 일정과 왜 가는지 뻔하지만 가기 싫은 기념품 또는 특산품 매장에서 의무적으로 시간을 보내야하는 대다수 단체 여행의 범주에서 아주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가이드가 눈치껏 몇개의 일정을 빼주는 덕에 걱정했던 것 보다는 훨씬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또 미국과 캐나다에서 거주하는 교포들로 구성된 열명 남짓의 작은 그룹이어서 역시 왠만한 단체여행에는 꼭 있는 문제아(?)없이 다닌 것도 다행이었다.
하지만 10시간 이상의 비행과 또 버스와 비행기와 단체관광 버스는 쉽지 않은 여정이어서 왠만하면 서울에서 좀 쉬다가 제주 여행을 가라고 권하고 싶다.
가을이 한창인 서울은 아직도 불황의 언저리에서 헤메고 있는 미국에 비하면 오히려 경기 과열의 우려가 나올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아파트 미분양으로 정부에서 일부 미분양 아파트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온것이 언제냐는 듯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과열 현상으로 정부에서 대출 기준 강화 등을 통해서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키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이니 말이다. 역시 서울은 부동산 불패라는 만고의 진리가 아직도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시내 곳곳에 새로운 대형 몰이 개장을 하고 대규모의 재개발 프로젝트들 그리고 오피스 리테일 호텔등으로 이루어진 복합 시설의 개발현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의도와 강남에서는 대담한 디자인의 건물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어 이제 디자인에서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 도시로 성장하는 서울의 당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이 실제로는 두자리수에 가까워 지고 있고 지금 건설중이 대형 빌딩들이 완공되면 거의 15% 가까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수요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금 조달이 가능해서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해 보았다.
바로 그것이 미국의 부동산 시장을 과열로 몰아간 이유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듯 했다. 지금의 추세라면 궁극적으로 주택등 부동산 수요가 자연 감소할 것이고 결국은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불패가 가능했던 것은 전후 인구 증가와 전후 세대의 경제적 능력 향상에 따른 수요의 창출로 인한 것이다. 때문에 전후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고 굳이 도시에서 머물 필요가 없게 돼 오히려 지방으로 내려가 조금은 여유있는 생활을 추구한다면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일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미래의 일을 걱정하기엔 한국의 가을은 너무 찬란해서 인간사의 덧없음을 가슴에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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