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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처음이라서] 이기적인 삶을 위하여

지금까지는 누군가의 딸로서, 누군가의 아내로서, 누군가의 엄마로서, 운영하는 사업체의 주인의 지위와 역할 속에서 살아왔다. 내가 속한 지역사회와 종교단체의 한 구성원으로 지내왔다.

그런데 앞으로 은퇴한다면 이러한 여러 가지 타이틀과 역할로부터도 한 발짝 물러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라는 한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서게 되고 내 본연의 모습으로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직업과 인간관계에서 벗어난 나라는 사람은 어떤 존재인지 모르겠을 때가 많다. 지금까지의 타이틀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어떻게 삶의 의미와 보람과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볼 때마다 거기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도 잦다.

은퇴 전과 은퇴 후에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에 맞추어 나의 마음가짐과 가치관 또한 변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지금부터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점에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나에게 준 역할에 내 삶을 온전히 바쳐왔던 것 같다. 그러나 은퇴의 시점에 이르러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나, 스스로가 될 것이다. 이제는 나이 들어 무기력해지고 외로워지기 시작하는 자신을 무기력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노인이 되게 내버려 둔다면 내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의무를 저버리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스스로라는 사실도 망각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의 부모님은 앞으로의 나의 삶을 축복해주셨지 내가 다른 사람들이 삶을 위해 끝까지 희생하기를 바라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내 가족들도 이제는 내가 나의 삶에 찾고 거기에 충실할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중심으로 한 삶을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다소 이기적이어야만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내게 낯설다 하더라도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여 나의 삶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나의 마음가짐도, 사고방식도 변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을 돌보느라 미처 돌보지 못한 스스로는 다소 황폐해져 있을 수도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취미생활도 시작하고 공부도 새로 해보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어 황망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은 내 인생에 무책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외로워진다고 한다. 혼자서 가야만 하는 삶의 실체와 가감 없이 마주해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생의 마지막까지 함께 할 가장 중요한 사람인 스스로 가장 진실해야 하고 가장 잘 해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른 사람의 삶이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위해서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위선재 / 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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