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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순리를 따르는 정치

사전에 정치의 뜻은 두 가지로 풀이되어 있다. 첫째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정치라고 한다. 둘째로 정치는 (국가에 있어서) 권력의 획득, 유지 및 행사를 위한 투쟁이나 조정 등의 여러 현상을 의미한다.

첫번째의 뜻은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하지만 글자에 담긴 뜻을 생각하면 그처럼 쉬운 게 아니다. 한자의 ‘정사 정(政)’자는 ‘바를 정(正)’과 ‘두드릴 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란 바른 길로 가지 않고, 바른 말을 하지 않고, 바른 일을 하지 않을 때 정신 차리라고 쳐서 일깨우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정치인들이 바른 길을 가고 바른 말을 하며 바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다스릴 치(治)는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흐르는 물처럼 순리에 맞게 나라를 다스리라’는 뜻이다.

정치라는 낱말이 이처럼 깊은 뜻을 갖고 있는데도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순리에 맞기는커녕 엉뚱한 말들만 하면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싸운다. 오죽하면 있지도 않는 강 위에 다리를 세워 주겠다는 생뚱맞은 거짓말을 하는 위인이 바로 정치인이라고 할까.

한국의 정치 현상을 한 번 살펴 보자. 지금 시민단체와 언론단체로부터 ‘언론재갈법’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는 ‘언론중재법’을 놓고 여야가 한창 갈등을 빚고 잇다.

여야뿐만 아니라 여당 안에서도 서로 싸우고 있다. 이는 마치 나무 알맹이와 나무 껍질의 싸움 같다. 한 쪽은 나무의 알맹이니 자기가 진짜 나무라고 하고 다른 쪽은 나무를 감싸고 있으니 자기가 진짜 나무라고 우기고 있다. 나무의 열매도 껍질도 다 중요한데 저만 잘났다고 외치고 있으니 싸움이 그칠 수가 있겠는가.

국가적 차원의 정치는 그렇다고 치고, 이 정치라는 괴물이 교회에까지 쳐들어 와서 난리다. 미주한인장로회 헌법에 ‘교회정치’란 항목이 들어 있다. 여기에 장로란 직책이 규정돼 있는데 장로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이중 설교와 치리(정치)를 하는 장로를 목사라고 하고 치리만 하는 교인을 일반 장로라고 부른다. 바로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목사를 옹호하는 장로파와 목사와 맞서는 장로파가 싸우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른바 교회 정치싸움이다. 이로 인해 교회가 깨지기도 한다.

국가나 교회에서 정치싸움을 하는 사람들이 망각하는 것이 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이다.

정치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자못 크다. 정치인들이 잘 다스린다고 하는 것은 모든 일을 순리대로 해나가는 것을 뜻한다.

흐르는 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리는 작업은 힘이 들고 오래 할 수도 없다. 결국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순리를 따라야 살 수가 있다. 정치도 이런 순리를 따라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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