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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 이렇게하자] ‘막걸리 르네상스’ 미국으로의 평행이동

마케팅의 5P를 동원, 막걸리를 재정립시키자
쌀 와인’보다 ‘쌀 맥주’가 더 적합하다는 설도

요즘 한국은 막걸리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이 막걸리 선풍을 미국에다가도 불러일으켜 보자. 우리의 전통주 막걸리가 미국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기 위해서는 한인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막걸리는 정말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술이다. 한국에서 한 병(보통 750ml)에 1달러 안팎인 이 술은 미국에 오면 운송비와 마진 등으로 인해 4-5달러 선으로 훌쩍 뛰지만 양(量), 가격 대비 이처럼 푸짐한 술은 드물다는 생각이다.
이 가격 경쟁력을 등에 업고 막걸리를 미국에서 한번 제대로 홍보해보자.
한국인들은 막걸리를 라이스 와인 즉 ‘쌀 와인’이라고 부른다.
우선 용어 정립에 나서야 할 것 같다. 이는 정부가 나서 주어야 할 부분이지 않나 싶다.
와인은 발효된 과실주라는 의미지만 막걸리는 사실 과일로 빚는 것이 아니어서다.
혹자는 ‘쌀 맥주’가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막걸리 매니어인 앤드루 새먼 더타임스지 서울특파원의 고견도 잘 활용하자.
그는 마케팅의 5P원칙을 동원, ‘막걸리 세계화’를 실현시키자고 주창한 인물이다.
막걸리와 관련, 새로운 마케팅과 브랜드를 소프트 파워로 담아낼 때이지 않나 싶다.
첫번째 P는 Product(상품)이다. 막걸리라는 이름은 외국인이 발음하기 힘들고 스펠링(makgeolli 또는 makgulli) 또한 끔찍이 복잡하다. 한국인들은 막걸리를 ‘쌀 와인(rice wine)’이라고 번역하는데, 이건 맞지 않는 말이라는 게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유럽에서 와인은 ‘발효된 과실주’‘를 뜻하는데, 막걸리는 곡물을 양조한 술이고 유럽에선 이런 술을 ’맥주(beers)‘로 통칭한다. 서양 사람들에게 막걸리를 판매하려면 ’쌀 맥주‘라고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래야 막걸리의 역사, 마시는 방법, 알코올 농도 등을 설명하기도 쉬워진다. 그 옛날의 유럽 맥주와 마찬가지로, 막걸리 역시 농민들이 들판에서 일하다 즐기는 술이었다. 막걸리는 와인처럼 홀짝홀짝 마시는 술이 아니라 맥주와 마찬가지로 벌컥벌컥 들이켜는 술이다. 알코올 농도 또한 맥주와 비슷하다.
둘째 P는 Pricing(가격)이다. 막걸리는 저렴한 술이다. 저렴한 돈으로 술 한 잔 즐기고 싶어하는 주당들에게 있어서는 이 점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을 것이다. 19세기 이전까지 유럽에서는 문화가 상류사회에서 하류사회로 전파됐다. 귀족 문화가 상공업자들에게 확대되는 식이다. 미국이 패권을 잡은 뒤 이 패턴은 뒤바꼈다. 패션, 스포츠, 외식 문화, 대중음악과 영화와 TV 프로그램들이 아래쪽에서 힘을 얻어 위쪽까지 사로잡았다. 따라서 막걸리에 관한 한 저가(低價) 전략은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막걸리의 용기만은 미국식으로 다시 만들자. 마치 세제 용기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플라스틱 보단 병을 선택해 보자는 의견이다.
셋째 P는 Promotion(홍보)다.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이 막걸리를 주목하게 만들 수 있을까? 막걸리의 역사, 음미 방법, 어울리는 안주, 생산자, 판매자 등에 대한 재미난 정보를 모은 글로벌 웹사이트를 런칭하면 효과가 클 것이다. 영화나 TV 프로그램 소품으로 막걸리를 등장시켜서 바이러스처럼 서서히 소비자들에게 침투시키는 것도 비용 대비 효과가 큰 마케팅 전략이다. 뜨겁게 데우거나 차갑게 식혀서 마시는 사케, 라임과 소금을 곁들여 마시는 테킬라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마시는 술도 소비자들의 흥미를 끈다. 이를 통해 ’브랜드‘를 만들자.
넷째 P는 People(사람)이다. 누가 막걸리를 만드는 가를 홍보하자. 한국의 막걸리 제조업자들은 대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다. 프랑스의 와이너리나 벨기에의 맥주 양조장에 가면 ’소규모‘가 장인정신을 가미 더욱 장점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막걸리 제조업자들도 이 같은 강점을 살려 마케팅을 실현시키자. 막걸리가 ’한국 술‘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정술(막걸리)의 고향=한국‘이란 등식을 먼저 선보여야 할 것이다. ’샴페인=프랑스‘라던지 ’테킬라=멕시코‘라는 개념을 원용하자는 취지다.
마지막 P는 Placement(배치)다. 어떤 방식으로, 또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가를 미국에서 잘 설정하자. 한국 수퍼마켓과 한식당에서만의 판매 말고 주류 사회 수퍼 마켓과 주류도매상, 바를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생맥주처럼 저온 살균한 뒤, 바에서 큼직한 술통(barrel)에 저장해두고 팔 수 있는 방법 등의 강구가 절실한 것이다.
전세계 파우어는 ’하드 파워(hard power·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소프트 파워(soft power·문화적 저력)‘로 이동하는 추세다. 막걸리가 그 중심에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접근해 보자.


신중돈 Weekly 중앙 USA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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