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J 이렇게하자] 컴퓨터 부팅 시간 단축하기
컴퓨터 부팅, 빨리 진행되는 것을 기대한다.TV를 예열 없이 바로 켜기 위해선 2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PC는 나온 지 30년도 더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바로 켜서 쓸 수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윈도7이 나오면서 부팅 속도가 빨라지긴 했다. 그럼에도 하드웨어와 윈도 버전에 따라 길게는 수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은 여전하다. ‘수면 모드’도 에너지 절약을 고려하면 좋은 방법이 아니다.
블름버그 컬럼리스트인 리치 자로슬로브스키가 제시하는 ‘조기 부팅 노하우’를 답습해 보자.
첫째, 윈도와 다른 운영체제(OS)를 함께 쓰자. 윈도가 아니라도 많은 프로그램이 돌아간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e-메일을 주고받고, 간단한 PC 작업을 할 수 있다. 윈도는 필요할 때만 불러 쓰자는 취지다.
빠른 시작을 원한다면 괜찮은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눅스 기반의 하이퍼 스페이스란 프로그램은 피닉스테크놀로지사가 개발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15초 안에 하이퍼 스페이스가 돌아가고, 리얼네트웍스의 리얼플레이어 미디어란 응용 프로그램이 뜬다. 이 프로그램으로는 뉴스와 날씨·증권 정보 등을 볼 수 있다. 짧은 메모를 하고,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고,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주의점이 한 가지 있다. 본격적인 PC 작업을 위해선 윈도를 돌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기 시간은 사라진 게 아니라 나중으로 미룬 것에 불과한 만큼, 윈도와 하이퍼 스페이스가 충돌할 우려도 있다.
둘째,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solid-state drive)로 바꾸어 보자. 일반적인 하드 디스크는 기계적 장치다. 회전판에 저장 공간을 할당하고 데이터를 불러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 반면 SSD는 회전판 같은 것이 없다. 마이크로칩에 정보를 저장하고 즉시 불러올 수 있다. 제조사들에 따르면 SSD는 속도도 빠르고 전력 소모도 80%나 줄어든다.
256기가짜리 삼성 SSD를 장착한 델의 래티튜드 E4300 넷 북의 경우, 윈도7을 쓰는 경우 부팅 대기 시간이 20초에 불과한 것이 실험에 의해 입증됐다. 다른 프로그램도 굉장히 빨리 돌아간다. PC를 끌 때도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SSD는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비슷한 용량의 일반 하드디스크와 SSD를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무려 700달러나 된다. 하지만 투자를 해서라도 아웃풋이 좋다면 한번쯤은 따라도 무방하다고 본다.
‘시간이 돈’이라는 말도 있어서다.
셋째, 아예 윈도를 쓰지 않는 것이다. 윈도의 대안으로 쓸 수 있는 OS 프로그램은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 애플의 OS X가 대표적이다. 최신 버전인 ‘스노 레오퍼드’는 윈도보다 속도가 10~15% 빠르다. 다소 빨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상당한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또 맥(MAC)은 비슷한 성능의 IBM PC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선택의 여지도 적다는 게 단점이다.
모험심은 있으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에겐 우분투(Ubuntu)가 있다. 리눅스 기반의 무료 프로그램으로 속도는 하이퍼 스페이스와 비슷하다.
구글은 2010년 자체적으로 ‘크롬 OS’를 내놓을 예정이다. 2009년 여름 구글 관계자들이 넷북에서 ‘크롬 OS’를 공개 시연했는데 부팅 시간이 7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시간을 더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이런 모든 기술적 발전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긴장시킬 것임에 틀림이 없다.
MS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지키려면 더욱 빠른 제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컴퓨터 사용자들의 욕구는 MS측에 새로운 제품의 생산을 독촉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들의 욕구가 창이 구실을 한다면 MS는 더 좋은 프로그램의 개발로 창이라는 화답을 해야 할 것이다.
컴퓨터 부팅의 지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MS등 관련 업계의 발 빠른 대응을 기대해 본다.
신중돈 Weekly 중앙 USA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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