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J 수필] 나비족과 부시맨
그곳에는 우주에서 흐르는 영적인 정기가 자연 속에서 뛰노는 인간에게 흘러 넘치고 있었다.쏟아지는 그 힘과 능력은 하늘과 연관돼 어떤 신앙이 되었고 대자연의 신비함이 가득한 판도라 행성에는 '나비족'이 살고 있었다.
빛을 불러 올 수 있는 나비족 통치자는 정의와 예절, 책임과 충성으로 부족들을 다스렸고 그 공동체안에서의 가치와 도덕은 구별된 예식과 축제를 성스러운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신성한 모든 예식은 관념적 의미를 지녔고 선과 악의 분명한 다스림은 나비족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연일 화제를 부르고 있는 영화 '아바타'를 보며 심취했던 내용중 한 부분이다.
3시간여 동안 3D의 영상으로 상영된 영화를 바라보면서 전체 줄거리와는 상관없이 난 오직 나비족에 대한 관심과 열망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흥분했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참변을 당한 아이티 지진 참사 현장과 아름답고 평화롭던 나비족이 한순간 모래성이 무너지듯 부서지는 처참한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마음이 찢어지는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혼란한 그 아우성 가운데 또 하나 선명하게 비쳐진 영상은 거센 황사바람을 일으키며 이글이글 타오르는 뜨거움 속에서 울부짖고 있는 아프리카의 신음소리였다.
전갈과 지네와 코브라가 판을 치고 기근과 말라리아가 난무하는 아프리카의 모습에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기원 전 약 150여년에 당대에 부강했던 왕국들이 로마제국의 점령하에 지배를 받으면서부터 '아프리카' 라고 불리워 지기 시작했다.
역사를 뒤돌아 볼 때 에디오피아의 화려했던 솔로몬과 시바여왕의 얘기를 떠 올리며 나일강 중심의 비옥한 땅과 굳건했던 아프리카가,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이 침략 당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프리카 대륙은 지중해와 사하라 사막을 경계선으로 북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로 나뉘어져 피그미족(Pygmy)과 호탠족(Hottentot), 부시맨(Bushman) 으로 구분되어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가 내 생애 마지막에 이르러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우주 공간 어딘가에서 보낸 신호대로 살다 왔노라"라고 답변하고 싶다.
내가 누리고 있는 풍요로움이 너무 좋아서 내면에 장착해 놓은 GPS(네비게이션)의 전원을 꺼버리고 싶지만, 인생에 있어 이처럼 확실한 신호를 받아 위치와 방향을 정해준 것이라면 그 지시대로 살아 가리라.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으로 변신한 아프리카의 애절함이 북소리와 함께 나를 부르는 듯 하다.
나는 다시 등따시고 배부른 안락을 나누기 위해 독거미와 에이즈가 활개친다는 그 곳 아프리카를 향하여 달려가는 소망을 가져본다.
가시 덤불 속에서 빛을 기다리는 부시맨들을 향하여 .....
최민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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